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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 ‘복면가왕’시몬느, 자체 브랜드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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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도산대로 0914 매장에서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이 첫 자체 브랜드 0914의 남성용 가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세계적인 명품 핸드백 제작 업체가 서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내놓는다. 시몬느는 19일 서울 도산대로에 첫 매장을 열고 자체 브랜드 ‘0914’를 출범한다. 에르메스·랄프로렌의 단독 매장 옆이다. 시몬느는 경기도 의왕에 본사가 있는 한국 기업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만든 핸드백은 코치·DKNY·마크제이콥스·마이클코어스 같은 세계적인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달고 팔린다. 버버리·셀린느·지방시 등 유럽 명품도 시몬느의 고객이었다. 28년 동안 핸드백 생산은 물론 기획·디자인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브랜드는 없었는데 이번에 첫 도전장을 낸 것이다.

‘0914’ 매장 낸 박은관 회장
“해외 명품사 납품으로 매출 1조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 만들 차례
가을·겨울 신상품은 가방 630종
수작업한 다품종 소량으로 승부”


 15일 마무리 내부 공사가 한창인 0914 매장에서 만난 박은관(60) 시몬느 회장은 “서울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핸드백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음식·문화·쇼핑 등 한국의 매력에 세계가 주목하는 지금이 명품 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변할 때”라며 “명품 핸드백으로 한우물로 파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시몬느야말로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제품 점유율이 30%에 이르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첫 매장을 연 것도 그 때문이다.

 -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한국에 역진출 하는 것도 방법인데.

 “지난주에 220번째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바이어 인지도가 높은 미국에서 시작한다면 훨씬 쉬운 줄 안다. 하지만 내 꿈은 ‘한국 DNA 브랜드’를 글로벌하게 만드는 것이다.”

 - 한국형 명품의 기준이 뭔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제품이다. 보통 핸드백은 비슷비슷하다. 이 브랜드의 손잡이, 저 브랜드의 장식을 모아 놓은 듯한 제품도 많다. 0914는 이번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630종의 남녀 가방을 내놓았다. 다른 브랜드보다 4~5배 많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같은 제품을 10개 이상 안 만들고, 장인들이 수작업한다. 질 좋은 가죽으로 만든 소박한 디자인이라 유행을 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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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매장에는 전체의 10% 밖에 안된다는 남성용 가방만 해도 수십가지 다른 모양이었다. 가죽으로 만든 골프 클럽 보호덮개까지 있었다. 0914의 가방은 400~800달러(45만~90만원)가 주 가격대다.

 - 다품종 소량생산에 수작업이라면 어떻게 가격을 맞추나.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많은 고객사를 위해 시몬느는 1년에 7000종을 개발한다. 샘플 만드는 사람만 3000명이다. 당장 ‘대박 성공’이 목표도 아니다. 20년 뒤, 내 다음 세대를 목표로 조용히, 천천히, 하지만 강하게 나아가기 위해 투자 중이다.”

 지하4층, 지상4층 규모의 대형 매장 한 층을 ‘가죽 공방’으로 만든 것도 이런 투자의 일환이다. 장인이 실제로 가방을 만드는 공간으로 외부에도 개방된다. 박 회장은 “샤넬 같은 브랜드도 공방은 모두 교외에 있으니 강남 한복판의 우리 공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업장일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공방은 핸드백 수선실 역할도 한다. 0914가 아닌 다른 브랜드도 맡길 수 있다.

 0914는 박 회장이 지금은 아내가 된 옛 연인과 재회한 날(9월 14일)이고, 시몬느는 ‘당신·이상형’이라는 뜻을 담아 그가 아내를 부르는 애칭이다. 28년 동안 시몬느가 만든 17만 종의 핸드백을 단 하나도 빠짐 없이 손수 챙겼다는 박 회장. 그가 아내 같은 핸드백에 이제야 제 이름을 붙여 세상에 내놓는다.

글=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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