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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물감을 뿌려놓았네, 오매~ 내 마음도 물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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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리는 구절초와 호수, 그 너머로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곤지암 화담숲 단풍은 오는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2일 촬영했다. 단풍나무원이 30% 정도 물든 모습이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옆의 수목원 ‘곤지암 화담숲’은 서울 인근에서 단풍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명소다. 2013년 6월 정식 개장했는데 한 해 입장객이 30만 명 가까이 된다. 그 중 3분의 1이 10월과 11월에 집중적으로 몰린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곤지암 화담숲에 단풍나무가 워낙 많다. 무려 480종이 넘는 단풍나무 수만 그루가 수목원 곳곳에 살고 있다.

서울 인근 단풍 명소 ‘곤지암 화담숲’


곤지암 화담숲에는 지난 10일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고, 이달 하순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농익고 있는 곤지암 화담숲을 다녀왔다.


색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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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물든 천년 단풍. 지난해 10월23일 촬영했다.


정식으로 문을 연 지 2년. 철마다 들르는 곤지암 화담숲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이다. 봄은 더 화사해졌고, 여름은 더 푸르렀고, 가을은 더 화려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수목원이 제 모습을 갖춰가는 느낌을 받는다. 곤지암 화담숲 입구에 서 있는 거목 ‘천년 단풍’은 지난 여름 가뭄을 이겨내고 올 해도 빨갛게 물들고 있다. 천년 단풍은 수령이 200년이 넘고 밑동 둘레만 2.5m에 이르는 국내에서 가장 나이 많은 아름드리 단풍나무이다.

"천년 단풍은 작년 4월 전남 장성 도로공사 현장에서 버려질 위기에 처한 것을 옮겨와 심었는데, 사실 지금도 뿌리가 완전히 활착(活着)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뿌리에서 제대로 수분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가뭄이 닥친 거죠. 천년단풍을 살리기 위해 매일 물을 뿌려주고 영양제를 준 덕분에 때깔 곱게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안내를 맡은 서경섭 가드너의 설명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가뭄은 유난히 길고 모질다. 충청도 지역은 저수지가 말라붙었다. 단풍이 고우려면 물기가 있어야 하는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천년 단풍은 의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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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상부 승강장 부근에도 단풍이 내려앉았다.


천년 단풍을 지나 숲속 산책길을 따라 올라갔다. 산책로 길가에 서 있는 내장단풍나무들은 붉은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위로 옮길 때마다 단풍 색깔은 더 진하고 화려했다. 모노레일 상부 승강장 인근 전망대 부근은 절반 정도 붉게 물든 상태였다. 단풍나무가 모여 있는 ‘단풍나무원’은 이미 현란한 색을 뽐내고 있었다. 곤지암 화담숲을 내려다보니 노랑·빨강 물감을 툭툭 던져 놓은 듯이 단풍이 많이 내려앉아 있었다. 단풍놀이 나온 관람객마다 “예쁘다”“색깔이 곱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오는 20일부터 이달 말까지가 절정일 듯합니다.” 이때에 맞춰 곤지암 화담숲에서는 단풍 축제(10월 17일∼11월 8일)가 열린다.


이름과 모양새도 갖가지인 단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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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장식된 자수화단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가족.

곤지암 화담숲에는 단풍나무가 정말 많다. 정확히 몇 그루가 있는지도 모른다.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심은 것도 있지만, 수목원이 들어선 발이봉(512m) 자락에 자생하던 단풍나무도 많이 있어서이다.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듯한 당단풍·산단풍·내장단풍도 있지만, 시닥나무·중국단풍나무·신나무 등 생소한 이름도 많다. 이른 봄 수액을 받아먹는 고로쇠나무도 단풍나무라고 한다.

곤지암 화담숲에서 가장 흔한 단풍은 내장단풍이다. 탐방로를 따라 20∼30년생 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다. 잎이 아기 손바닥만 해서 아기 단풍이라고 부르며 유난히 때깔이 짙고 곱다.

단풍나무는 잎 모양에 따라 구분된다. 잎이 세 개로 갈라진 신나무, 다섯 개는 고로쇠나무, 일곱 개는 가장 흔한 단풍나무, 아홉 개는 당단풍나무, 열한 개는 섬단풍나무다. 이 중에서 색깔이 가장 붉은 게 당단풍이다. 이파리 뒷면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 것은 털단풍이고, 잎이 공작 꼬리를 닮은 것은 공작 단풍이란다. 나무가 제각각인 만큼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단풍나무원 주변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었다. 서경섭 가드너가 도토리 한 알을 줍더니 “갈참나무 도토리”라고 알려줬다.

"왜 갈참나무인지 아십니까? 다른 참나무보다 늦게까지 단풍잎을 달고 있어서 가을(갈)의 참나무, 갈참나무라고 부릅니다. 잎이 제일 작아서 ‘졸병’이라는 뜻의 졸참나무, 잎으로 떡을 쌌던 떡갈나무도 참나무입니다.”


단풍(丹楓)이라고 하면 흔히 빨갛게 물든 나뭇잎만 생각한다. 그러나 단풍은 노랗게도 물들고 갈색으로도 변한다. 잎의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다양한 색깔을 띠는 현상을 단풍이라고 부를 뿐이다.

곤지암 화담숲에 난 숲속 산책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가을 야생화도 볼 수 있다. 음력 구월구일 즈음에 가장 약효가 좋다는 구절초, 노란 잎이 예쁜 산국은 지금이 한창이다. 줄기가 얼룩말처럼 얼룩덜룩해서 이름 붙여진 얼룩무늬 억새도 가을바람에 맞춰 하늘거린다. 조금씩 조금씩 곤지암 화담숲의 가을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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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정보=곤지암 화담숲은 발이봉 자락 135만㎡ 면적에 들어서 있다. 가을 단풍숲과 다채로운 가을 야생화와 억새들의 향연을 눈과 향기로 즐기려면 3.5km의 숲속 산책길을 걷는 게 좋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수목원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상부 승강장까지 올라가 숲속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면 된다. 1시간 반이면 족하다. 국내 최대의 ‘이끼원’과 ‘추억의 정원 ’등 곤지암 화담숲 안에 모두 17개 테마원이 있는데, 단풍나무원이 그 중 하나다. 곤지암 화담숲은 바로 옆의 곤지암리조트가 스키 시즌에 돌입하면 문을 닫는다. 올해도 11월 말쯤 문을 닫을 예정이다. 입장료 어른 9000원, 어린이 6000원. 모노레일 이용료 어른 4000원, 어린이 3000원. 031-8026-6666~7.


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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