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국민은행, 오후 4시 넘어도 영업하는 지점 전국 확대

지점망을 재편 중인 국민은행이 영업시간 다변화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평일 오전 9시~오후 4시’라는 일률적인 영업시간을 벗어나 오후 늦게까지 여는 점포, 주말에도 여는 점포를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얘기다. 1100여 개의 최대 점포망을 보유한 국민은행이 ‘영업시간 파괴’에 나서면 다른 은행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어 국내 은행 영업 관행에 변화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기사 이미지

주말·휴일 없이 365일 여는 곳도
하나은행도 늦게 닫는 지점 늘릴 듯
최경환 “한국만 오후 4시 문 닫아”
금융경쟁력 우간다보다 낮은 87위
근무 유연성, 노조와 합의가 변수

 국민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직설 비판’과 맥락을 같이한다. 최 부총리는 11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 금융의 낙후성을 지적하며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사가 (한국 외에)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많으니 우리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금융 부문이 우간다(81위)에 뒤진 87위로 떨어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현재 국민은행은 기존 독자 영업을 하던 5~6개 점포를 묶어 마치 자전거 축(Hub)과 바퀴살(Spoke)처럼 운영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 7월 시범 도입한 인천 구월동 지점과 주안 지점이다. 거점(허브)인 구월동 지점에 기업금융 전문가를 집중 배치시킨 뒤 고객 요청이 있으면 연계된 지점(스포크)들로 출장을 보낸다. 스포크 지점들이 각각 여·수신, 자산관리 등 특화된 영업에 집중해 효율을 높이고, 서무·관리 기능 등은 허브로 모아 비용을 줄이는 시스템이다. 국민은행은 이 시스템을 내년 전국 점포로 확대 적용하는데 이에 맞춰 영업시간도 다변화하겠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스포크 지점 중에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거나, 365일 문을 여는 지점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일 영업 시간 내에 지점을 찾기 힘든 맞벌이 부부들이 은행을 이용하기가 훨씬 편리해지고, 은행 입장에서도 지점들이 같은 고객을 놓고 경쟁하는 ‘제살 파먹기’식 영업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국민은행이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건 방대한 지점망을 현재 구조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오프라인 지점을 찾는 손님은 갈수록 줄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예전처럼 예금-대출 금리 차익으로 가만히 앉아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아졌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국민은행 전국 점포의 15%가 적자를 냈다. 설상가상으로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란 강력한 경쟁자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이에 천편일률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지점들을 특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영업시간도 다변화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경영진의 구상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영업시간 다변화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3일 “ 고객의 시간에 맞게 늦게 오픈해 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점포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계획들이 현실화하려면 노조와의 합의라는 난관을 넘어야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진정한 특화 점포들이 등장하려면 은행원들의 근로형태와 임금체계가 지금보다 다양해지고, 유연해져야 한다”며 “은행은 개별 노조와의 협상은 물론 산별 협상을 거쳐야 하는 구조라 합의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주축인 금융 관련 노조는 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관치로 빚어진 금융 낙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직무나 성과에 관계없이 호봉제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 일률적인 근로 형태를 유지할 경우 고(高)비용 구조가 심화하고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노사가 과도한 경직성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민근·이태경 기자 jmi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