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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명존중의 공동체 가치 위협하는 캣맘 사망 사건

길고양이 집을 만들다 날아온 벽돌에 맞아 숨진 용인 캣맘 사망사건은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더욱 충격을 준다. 지난 8일 캣맘 사망사건 직후부터 인터넷 포털과 게시판엔 ‘캣맘 괴롭히는 법’이라는 게시물이 급증하고, 고양이밥에 쥐약을 섞거나 참치캔에 기름을 따른 후 차량용 부동액을 섞으라는 등의 조언이 퍼날라지고 있다. 또 캣맘과 길고양이들을 공격하는 수위가 과거보다 더욱 높아지고 노골적인 혐오감을 표시하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경찰이 지금도 수사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욱 박차를 가해 이런 혐오범죄의 범인은 반드시 검거한다는 각오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혐오범죄가 급증하는 지금 시점에 매우 중요하다.

 범인 검거와 함께 중요한 일은 또 있다. 우리 사회가 점점 참을성과 배려를 잃어가면서 무너진 공동체를 어떻게 복원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인터넷 등에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걸 당연시하고, 폭력과 협박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혐오범죄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이번 사건의 경우 길고양이 개체 수가 25만 마리를 넘어가고 동네마다 길고양이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캣맘들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줘 고양이가 더 늘어난다며 캣맘에게 혐오감을 표현하고 공격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나마 많은 캣맘들이 사재를 털어 고양이 중성화수술을 해 번식을 막고, 먹이를 줌으로써 고양이들이 쓰레기를 헤쳐 환경을 더럽히는 걸 막는 기능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격하는 쪽에선 전후좌우 사정을 고려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길고양이도 하나의 존귀한 생명체이고, 이를 돌보는 캣맘은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상대로 한 극단적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돼선 안 된다. 시민 스스로가 혐오감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살풍경한 사회에선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자신도 표적이 될 수 있다. 나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듯 다른 생명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를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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