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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 박근혜의 펜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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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대기자

펜타곤(국방부 청사)은 연출에 익숙하다. 그곳은 수퍼파워 미국의 심장부다. 강대국의 시위는 극적 풍광을 드러낸다. 천안문 성루는 중국식 연출 장소다. 그 아래 광장의 열병식은 위압적이다. 광장의 무력 과시는 집약이다. 미국식 연출은 입체성의 강화다. 펜타곤 지휘 아래 로널드 레이건호가 이동한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이달 중 부산항에 들어간다. 천안문 성루와 펜타곤은 다른 방식의 시위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펜타곤을 찾는다. 9월 초 박 대통령은 천안문 성루에 올랐다. 그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다. 그것은 박근혜 외교의 절정의 순간이었다. 그 파장도 선명했다. 미국의 의심이 커졌다. 그 의혹은 한국이 중국에 기운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은 아시아 재균형이다. 천안문 성루는 그 구도와 충돌한다. 그 흐름 속에 미·일 동맹은 강화됐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선언적이다. 그 풍경은 강렬할 것이다. 그곳에서 국군 최고통수권자가 브리핑을 받는다. 그것은 한·미동맹의 굳건함 과시다. 그 장면은 천안문 성루에 쏠린 이미지를 바로잡을 것이다.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는 탁월하다. 중국의 결정적 부담이다. 그 동맹이 약해지면 중국은 한국을 무시한다. 박근혜 외교는 도전과 반전(反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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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타곤의 핵심은 ‘탱크(tank) 룸’이다. 그곳은 전쟁 지휘 상황실이다. 2011년 10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그곳에 들렀다. 그곳에 대형 유화(120X159cm)가 걸려 있었다. 그 그림이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박 대통령도 그 그림을 볼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내전(남북전쟁) 기록화다. 그림 속에 북군의 전쟁 지휘부가 등장한다. 링컨 대통령, 그랜트 총사령관과 셔먼 장군, 포터 해군 제독이다. 종전 직전(1865년 3월 말) 지휘부의 회동을 묘사했다.

‘피스메이커스’(The Peacemakers)-. 그림의 제목은 어색하다. 그림 속 등장 인물은 통념상 평화 제조자들이 아니다. 남북전쟁은 길고 참담했다. 타협의 휴전, 협상 평화론이 번졌다. 하지만 링컨은 그런 평화를 거부했다. 진정한 평화는 철저한 응징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이 링컨의 정의로운 평화다. 그랜트는 ‘도살자’였다. 셔먼은 남부 도시에 불을 질렀다. ‘피스메이커스’는 역설이다. 링컨의 평화는 냉혹한 전쟁의지로 생산됐다. 미국의 재통일은 평화의 수단으로 성취되지 않았다.

 그 그림은 후세에 영감을 줬다. 탱크 룸 유화는 복사본이다. 오리지널 작품은 백악관에 있다. 조지 W 부시는 이렇게 회고한다. “9·11테러(2001년) 뒤에 이 그림은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그림은 링컨의 명확한 목적의식(clarity of purpose)을 상기시켰다. 링컨은 필요하고 고귀한 명분에 따라 전쟁을 수행했다.”(자서전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 부시 대통령은 그림 앞에 섰다. 알카에다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전쟁 의지는 국가 존립의 핵심요소다. 보 구엔 지압(武元甲)은 실감나는 사례다. 그는 20세기 통일 베트남의 신화다. 그는 강대국(프랑스·미국·중국)을 물리쳤다. 그가 100세 때다(2013년 102세로 숨짐). 나는 서면 인터뷰를 했다. 지압은 이렇게 말했다. “전쟁은 단순한 군사전략이 아니다. 어떻게 단결하고 의지를 길러야 하는 것을 아는 국민은 어떤 침략자도 물리친다.”

아시아 질서의 재편 흐름은 격렬하다. 남중국해는 요동친다. 그곳은 베트남과 중국의 분쟁 지역이다. 베트남은 군사적으로 미국과 가깝다.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에 앞장선다. 베트남 경제는 중국과 밀접하다. 베트남 국가주석(쯔엉 떤 상)은 중국 전승절에 갔다. 그 직후 공산당 서기장(응우옌 푸 쪽)은 일본을 찾았다. 중국은 그런 움직임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베트남을 무시하지 못한다. 베트남은 중국에 위축되지 않는다. 중국과의 갈등 때 지압은 등장한다. 베트남 국민들은 하노이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외친다. “지압의 정신은 영원하다.” 지압은 의지의 감수성을 전수했다. 강대국 기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핵심은 자결(自決)과 안보 의지다. 베트남 식 균형외교는 독특하다. 위험한 줄타기가 아니다.

 박 대통령의 국제정치 공간은 확장됐다. 박근혜 외교의 야망은 통일 분야다. 그 실천 바탕은 자주 국방의지다. 한국 안보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 의존한다. 북한 핵무기 제거는 난제다. 그럴수록 한국은 자결의 투지와 주인의식을 드러내야 한다. 그것으로 한·미동맹은 강건하고 새로워진다.

 그 자세는 중국에도 적용해야 한다. 중국의 대 북한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박근혜 외교는 그 영향력을 활용한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인의식을 명쾌하게 보여줘야 한다. 한·미·중의 삼각 협력도 그 의식 속에 펼쳐져야 한다. 자주와 자결의지는 외교 지평을 넓힌다. 북핵 해결의 주연 자세는 그 지평을 풍요롭게 한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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