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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간편하고 건강한 테이크아웃 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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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가마골의 왕갈비탕


TV 광고의 한 장면. 은퇴한 남편이 부엌에 들어서자 끓고 있는 커다란 솥이 보입니다. 메모지에 “곰국 끓여놨다, 다녀올게.”라고 적혀 있고 아내는 여행을 떠납니다. 허탈함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는 장면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곰국은 ‘육탕(肉湯)’이라고도 불리는 보양음식입니다. 쇠고기 양지머리와 내장을 넣고 여러 시간 푹 고아 낸 국이라 국물이 진하고 향이 구수합니다. 밥을 말면 곰탕이 되고, 사골이나 등뼈를 더 넣으면 설렁탕이 되지요. 갈비를 넣으면 갈비탕입니다. 광고 장면처럼 많이 끓여 냉장ㆍ냉동 보관했다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국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곰국을 끓이려면 시간과 품이 듭니다. 불 앞에 서서 거품(기름)을 걷어내줘야 하고, 국물이 다 우러나올 때까지 잠들면 안되기 때문에 된장찌개처럼 선뜻 끓일만한 집밥 메뉴는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곰탕과 갈비탕을 테이크아웃해서 먹습니다. 바쁜 미식가 주부들을 위해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70년 동안 곰탕만 만든 명동 ‘하동관’의 곰탕입니다. 한우 암소로만 끓이고 중탕ㆍ재탕하지 않아 맛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합니다. 차돌박이와 살코기, 포를 떠주는 삶은 내장이 주재료입니다. 밥 대신 고기를 더 많이 넣어주는 ‘맛배기’ 메뉴를 포함해 깍국(깍두기 국물)이나 통닭(날계란), 냉수(맥주잔에 소주 반 병을 부어주는 것) 등 손님들이 만들었다는 소소한 문화가 재미있는 곳입니다.

테이크아웃하면 일회용 용기에 국물, 고기와 포를 뜬 내장, 김치를 담아줍니다. 쌀밥을 미리 물에 불려두면 국에 말았을 때 식감이 더 부드럽습니다. 고기와 밥을 담은 그릇에 뜨거운 국물을 2~3번 부었다, 꺼냈다를 반복하면 재료가 천천히 데워져 맛이 더 깊게 우러납니다. 파를 송송 썰어 넣으면 국물이 시원합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용기값 2000원을 별도로 받습니다.

갈비탕은 최근 직장인들이 점심에 줄 서서 먹는다는 광화문 ‘송추가마골인어반’에서 구입합니다. 1981년 시작해 제법 역사가 오래된 곳이지요. 이곳의 갈비탕은 뼈대가 길고 고기가 많이 붙어 있는 미국산 등갈비를 씁니다. 뼈대를 결대로 자른 것이 아니라 직각으로 절단하면 크기가 여느 갈비대보다 1.5배 이상 커서 ‘왕갈비’라고 부르지요.

포장판매는 2인분부터 합니다. 별도의 용기에 국물ㆍ왕갈비ㆍ깍두기를 담아줍니다. 집에서 갈비탕 할 때는 갈비를 찬물에 2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빼야 하지만 이미 손질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생략해도 됩니다. 당면은 미리 불려둡니다. 국물에 뼈대가 잠기도록 재료를 넣고 끓여냅니다. 달걀지단, 팽이버섯, 대파를 고루 넣어 끓이고 간이 아쉽다면 국간장을 더하세요.

이렇게 끓인 곰탕이나 설렁탕은 오래 두고 먹을 때 냉동 보관합니다. 하루 이틀 안에 먹는다면 냉장 보관하면 됩니다. 혼자 살 때보다 마음도 몸도 바쁜 게 일하는 주부인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쓰는 건강한 편법이 바로 포장판매하는 곰국입니다. 이번 주에는 한 끼 ‘쉬어’ 가시기 바랍니다.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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