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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역대 최대순익? IFRS로 보면 '착시'.."연말까지 9조 쌓아라"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편집자주] 보험산업 근간을 뒤흔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이 5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단순한 회계제도 변경 만으로 보험사 자본이 43조원 급감하고,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도 반토막 날 것으로 관측된다. '충격파'가 어머어마한데 보험사 대비는 미진하다. 저금리로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아 5년 후를 내다볼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당국은 내부유보를 높이고 준비금을 단계적으로 적립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글로벌 '대세' IFRS4는 보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 제도가 연착륙 할 수 있도록, 해결방안을 머니투데이가 2회에 걸쳐 모색한다.

[[IFRS4 '쓰나미', 연착륙 하려면]上-1, 생보사 '빅3' 준비금 35조 부족..2018년까지 50%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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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IFRS4)가 몰려오는데, 제주도 앞바다까지 와야 대비할 것인가."

보험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이 5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험사들은 겉으로 평온하기만 하다. 보험업에 '치명적'인 저금리 환경에서도 올 한해 사상 최대 순익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새 회계기준으로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는 착시에 지나지 않는다.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금의 재원이 되는 준비금(부채)은 지금보다 43조원 더 마련해야 한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부족분만 22조원이 넘을 걸로 추산됐다. 보험사에 '쓰나미'가 닥칠 위기란 지적이다.

◇글로벌 '대세' IFRS가 뭐기에=IFRS는 2011년부터 모든 산업에 도입됐다. 다만 보험업은 산업에 미칠 타격을 고려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보험업계에서 "회사 몇 개는 망할텐데, 설마 도입될까"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도규상 금융위원회 국장은 "우리만 이제 와 도입 안 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자본확충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용이 무산되거나 유예될 경우 보험사 뿐 아니라 국내 모든 상장사의 국제적인 신인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단계의 핵심은 '부채의 시가평가'다. 보험부채란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아 놓는 재원, 즉 책임준비금을 뜻한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진 '빚'이다. 지금까지는 상품 판매 시점에 보험료를 책정하고, 그에 맞춰 준비금을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원가법'을 썼다. 2단계에선 시장금리(시가평가)에 따라 준비금을 매년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

20년 전 예정이율(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 때까지 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 8% 상품을 팔았다고 하자. 보험사가 보험료를 굴려 8% 이상 수익률이 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준비금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떨어진 지금의 운용수익률은 4%대. 2단계를 적용하면 과거 예정이율(8%)과 상관없이 현시점의 금리 수준(4%)에 따라 계약자에게 돌려줄 빚(부채)을 계산해야 한다. 받은 보험료로 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 절반으로(4%포인트) 낮아진 만큼, 준비금을 과거 대비 더 쌓아야 보험금 재원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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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순익 역대 '최대'전망…IFRS로 보면 '착시'=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4749억원(생보 2조7990억원·손보 1조675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조389억원(30.2%) 급증했다. 올 한해 순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저금리로 힘들다"던 보험사들이 엄살을 피운 걸까.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4로 들여다보면, '대박' 실적은 '착시'에 불과하다.

현행 회계제도 하에서는 고금리 시절 사들인 채권·주식 등 투자자산에 대해 시가평가를 하지만 부채는 원가평가를 한다. 시중금리가 하락해 채권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 순익이 급증했는데, 부채 규모는 원가법에 따라 고정되면서 실적이 좋아진 듯 보인 것.

실제로 올 상반기 보험영업에서는10조9857억원의 손실이 났지만 투자영업에서 14조5687억원 이익이 발생했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부채 시가평가에 따라 부채가 급격히 늘면서 이익은 대부분 상쇄된다. '역대 최대 순익'은 결코 경영을 잘해서 달성한 게 아니다.

일부 보험사는 채권 분류기준을 '만기보유'에서 '매도가능'으로 바꿔, 지급여력(RBC) 비율을 끌어올렸다. 한화생명은 16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기보유 채권을 지난해 말 매도가능으로 재분류, 1조원 이상 평가이익을 냈다. RBC비율은 80% 뛰었다. 문제는 한번 바꾼 채권은 3년 안에 재분류하지 못한다는 것. 이 기간 금리가 반등하면 RBC비율이 급락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해 한화생명이 '자충수'를 뒀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빅3' 준비금 부족분만 35조…"연말까지 9조 쌓아라"=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사가 추가로 쌓아야 하는 준비금이 43조원에 달한 걸로 추산됐다. 전 보험사의 연간 총순익의 6배와 맞먹는 규모다.

현행 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에서 보험상품은 △유배당 금리확정형 △무배당 금리확정형 △유배당 금리연동형 △무배당 금리연동형△변액보험 등 5가지로 나뉘고, 상품군별로 준비금이 부족한지, 넘치는지 계산해 합산(상계처리)한다. 하지만 2단계에선 상품군별로 '칸막이'가 쳐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준비금이 부족한 상품군은 상계하지 않고 부족분만큼 다 쌓아야 한다"며 "내년 2단계 기준서가 확정돼야 분류기준이 명확해지지만, 6% 이상 고금리상품을 판 생보사 부담이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별로 삼성생명의 결손금은 22조5007억원으로 추정된다. '빅3'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7조807억원, 5조6329억원을 더 쌓아야 한다. 알리안츠생명은 중소형 사인데도 1조원 이상(1조1874억원) 부족한 것으로 계산됐다.

손 놓고 있으면 1년 국가예산의 8분의 1과 맞먹는 자본이 증발할 위기다 보니 단계적·체계적인 연착륙 방안이 필수적이다. 금감원은 준비금 부족분의 50%(약21조원)을 2018년까지 적립하는 '장래결손보존준비금'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안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보험사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준비금 부족분의 20%(약 8~9조원)를 올해 안에 쌓고, 매년 10%씩 늘려야 한다. 이에 연 순익 1조원 안팎인 삼성생명은 4조원을 올해 마련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이익잉여금(2조1585억원)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다음 달 전 보험사를 상대로 영향 분석을 실시하고, 대응이 미진한 회사는 MOU(양해각서)도 맺을 방침이다.

보험업계는 "기준서가 확정되면 내년에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5년간 단계적으로 이익 내부유보를 해 놓지 않으면 보험사 부담이 클 것이란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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