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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축구 선수와 韓 작사가의 러브스토리…다카하기, 문리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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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선수 다카하기, 한국인 작사가 문리나 부부와 7일 경기도 구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6년 차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며 국적을 뛰어 넘는 사랑을 하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와 한국의 예술이 만나 역동적이고 섬세한 러브스토리를 완성시켰다.

이 아름다운 스토리의 주인공은 일본 대표팀 출신 축구 선수 다카하기 요지로(29·FC서울)와 재일동포 3세 작사가 문리나(28)씨다.

국적도, 직업도, 성격도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사랑 앞에서 '다름'은 의미가 없었다. 다른 이유 없이 오직 서로에 끌려 6개월 만에 독신주의자의 삶을 정리하며 부부가 됐다. 동적인 남편과 정적인 아내는 서로를 미치도록 존중하며 배려했고, 하루(2)라는 사랑의 결실도 얻었다.

지난 7일 자주 데이트를 즐긴다는 경기도 구리의 한 카페에서 이 부부를 만나 생생한 러브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과묵한 남편과 활발한 아내였다. 문씨가 "우리 남편 소지섭 닮았어요!"라고 폭탄 발언(?)을 하자, 그때서야 다카하기도 환하게 웃었다. 이 부부가 사랑하는 방법이다.
 
◇만남 "국적은 문제되지 않았다"
 
다카하기는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 레전드다.

2003년 16세의 나이로 경기에 출전해 히로시마 역사상 최연소 프로 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또 팀 최초로 고등학생 프로 계약 선수가 되기도 했다. 그는 11년 동안 히로시마에서 활약한 뒤 2015년 1월 호주의 웨스턴 시드니로 이적했고, 6월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 대표팀에도 발탁된 경험이 있고, 8월 동아시안컵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카하기가 서울로 이적하자 서울 팬들 사이에서는 다카하기 보다 아내인 문씨가 더 유명세를 탔다.

문씨는 한국에서 유명한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의 노래를 작사한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한국 가수가 일본으로 진출 할 때 일본어 가사로 개사를 해주는 것이 문씨의 역할이었다. 문씨는 가수 세븐이 일본에서 발표한 첫 앨범 '퍼스트 세븐'의 13개 수록곡 중 9곡의 가사를 쓰며 작사가로 공식 데뷔했다. 그리고 빅뱅의 올웨이즈, 바보, 태양의 솔로곡 등을 작사했다. 많은 팬들이 YG 소속 작사가인 줄 알고 있는데 사실은 아니다. 문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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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처음 만났나.

문리나(이하 문) : "내 친구의 친구가 히로시마 소속 축구 선수였다. 그 친구와 식사를 하기 위해 만났는데 그 히로시마 선수가 함께 나와 있었다. 그 선수가 함께 데리고 온 이가 지금 남편이었다. 2009년에 4명이 식사를 함께 했는데 이것이 첫 만남이었다."

다카하기(이하 다) : "친구가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해서 함께 나갔다. 여자가 함께 나온다는 말을 들었지만 꾸미지 않았다. 편하게 나갔다. 친구와 함께 히로시마 팀 복을 입고 갔다. 그곳에서 리나를 처음 봤다."
 
-첫 인상은 어땠나.

문 : "남편 첫 인상은 너무 무서웠다. 사람이 웃지를 않았다. 그래서 무서운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니 반전이 있었다. 너무나 착한 남자, 배려가 깊은 남자였다."

다 : "첫 눈에 반했다."
 
-서로의 직업은 알고 만났나.

문 : "처음에는 직업을 몰랐다. 남편을 데리고 나온 분은 축구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남편이 축구 선수인지는 몰랐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히로시마의 팀 유니폼인지는 나중에 알았다. 나는 축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대표팀 선수 몇 명 정도 아는 수준이었다. 남편이 유명한 축구 선수인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고."

다 : "나는 작사가인줄 알고 있었다. 내게 축구 선수인지 물어보더라. 그래서 '내가 유명한 선수는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둘 다 독신주의였다고.

문 : "솔직히 결혼 생각이 없었다. 음악에 빠져 음악에 집중하려 했다. 결혼은 30대 중반에나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카하기와 연애를 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이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편하고 좋았다. 또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너무나 착했고 배려가 깊었다. 어느 순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 "나 역시 결혼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 누구와 함께 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독신주의자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혼자가 편했다. 그런데 리나를 만나 생각이 변했다. 이 사람과 함께 살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사는 것 보다 함께 사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연애 시절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문 : "정말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나 잘 맞았다. 특히 서로 배려를 해주니 싸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부딪힐 일이 없었다."

다 : "싸울 일이 없었다. 그냥 함께 있는 것이 좋았다."
 
-국적이 문제가 되지 않았나.

문 : "나는 한국 국적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국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재일동포로 산다는 것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익숙하다. 국적을 바꿀 만한 시련은 아니다. 힘들지만 국적을 바꿔야 하는 이유는 되지 않았다. 집안의 반대도 전혀 없었다. 어머니는 내 국적이 일본이 아니라 다카하기 부모님이 싫어하지 않으실까 걱정을 조금 하시기는 했지만 남편 부모님들도 너무나 반겨주셨다. 너무나 좋은 분들이다. 시부모님은 '국제결혼이 어때서'라며 쿨하게 인정해주셨다."

다 :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랑 "집에서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남편이다"
 
뜨거운 사랑은 만난 지 6개월 만에 그들을 부부로 만들었다. 일반적 부부보다 빠른 시간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래서 이 부부는 연애기간을 늘렸다. 부부지만 연인처럼 살았고, 2세 계획은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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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만난 지 6개월 만에 일본 도쿄에서 결혼식을 올린 다카하기, 문리나 부부.(다카하기 제공)

-6개월 만에 결혼, 무엇이 그리 급했나.

문 : "남들이 봤을 때 초고속으로 결혼한 것 같을 것이다. 맞다. 확신이 있었기에 결혼을 늦추고 싶지 않았다. 좋은 점이 더 많다. 연애 기간이 짧아서 연애 기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결혼을 해서도 연애하는 것 처럼 살았다. 많은 추억을 쌓았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즐거움이 컸다. 그렇게 함께 부부로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축구 선수 아내는 희생의 아이콘이다.

문 : "나 역시 남편이 1순위였다. 축구 선수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졌으니 그에 맞춰 줘야 한다. 남편을 위해 요리를 배워 요리 자격증도 땄다. 남편 몸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남편 후배들을 집에 초대해 자주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남편 몸 챙기는 것, 나로 인해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남편을 위한 배려였다. 남편 역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다. 남편도 나를 위해 배려했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싸울 일이 없었고 내 일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

다 : "나의 아내는 작사가다. 아내의 직업은 존중돼야 한다. 나의 직업 역시 아내에게 존중 받고 있다. 작사가라서 나와 생활패턴이 완전히 다르다. 나는 시합, 훈련 등 밖으로 나가 있지만 리나는 조용한 곳에서 작사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리나가 곡에 집중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서로의 직업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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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기간이 짧아 결혼 후에도 연인처럼 지냈다는 부부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다카하기 제공)

-다카하기는 과묵하다. 집에서는 어떤 남편인가.

문 : "밖에서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집에서는 주부 같다. 집안 일을 너무나 잘 도와주는 자상한 남편이다. 그래서 나의 일도 잘 해낼 수 있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착한 남편이라 너무 고맙다."

다 : "밖에서 나는 축구 선수다. 하지만 집에서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남편이다. 아내를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좋아하는 '아이돌'은 누구인가.

문 : "이제 나이도 들다보니 아이돌 가수보다는 배우가 좋다. 나는 소지섭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몰랐는데 남편과 결혼해서 살다보니 점점 소지섭을 닮아가는 것 같다. 하하."

다 : "(아내의 눈치를 보며) 좋아하는 아이돌은 없다. 한국 배우 중에 예쁘다고 생각한 이가 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정말 이름이 기억 안 난다."
 
-한국으로 와서 더 행복하다고.

문 : "한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다. 가끔씩 일본으로 가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시드니는 너무 멀었다. 한국은 가깝기도 하고 너무 편하다. 내 일도 마음껏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나에게 익숙한 나라라 만족스럽다."

다 : "외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노렸고, 올 초 웨스턴 시드니로 이적했다. 그곳에서 계약 연장을 원했지만 뿌리쳤고 서울로 왔다. 서울과 경기를 할 때 너무나 매력적인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장도 좋고 특히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단골 진출 팀이다. ACL에 대한 열망도 있다."
 

◇결실 "부부 인생을 바꾼 하루"
 
연인처럼 뜨겁게 사랑하다 2년 전 이 부부는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결혼 4년 만에 너무나 예쁜 딸, 하루 양이 태어났다. 하루의 존재는 부부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이들도 그랬다. 1순위는 서로가 아닌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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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싸우기 시작했다고.

문 : "연애, 결혼해서도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태어나면서 조금씩 다투기 시작했다. 지금은 나에게 하루가 1순위다. 그렇다보니 의견 충돌이 생겼다. 교육이나 스케줄 문제 등으로 인해서 다툼이 있었다. 그렇다고 크게 싸운 적은 없다. 하하."
 
-전형적인 딸바보라고.

문 : "남편이 애를 너무나 잘 돌봐준다. 자상한 아빠다. 집에 있는 시간에 육아를 대부분 남편이 담당을 한다. 하루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긴다. 하루와 떨어지지 않는다. 이 역시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다 : "하루가 있으니 책임감이 높아진다. 아버지로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FC서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성적을 일궈낼 것이고, 국가대표팀 발탁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일단 서울에서 잘 하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도 불러줄 것이다.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은 건 모든 아버지의 같은 생각이다."
 
-하루는 스포츠 쪽인가? 예술 쪽인가?

문 : "빌보드 차트 음악이 나오면 하루가 리듬을 느낀다. 춤도 춘다. 이런 모습을 보면 나를 많이 닮았구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가서 노는 것을 보면 아빠다.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고 뛰는 모습이 일반 아기들과는 달리 운동선수처럼 활발하다. 이런 모습은 완전 남편이다. 지금은 재능이 반반 섞여 있는 것 같다."

다 : "누군가 축구와 예술이 만났으니 아트사커 지단과 같은 축구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딸이라서 절대로 축구 선수시킬 생각은 없다."
 
-세 가족의 미래는.

문 : "나는 가수가 꿈이다.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됐지만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기회가 있으면 가수를 해보고 싶다. 남편이 지지해준다고 했다. 지금도 작사가 일은 계속하고 있다. 이일도 계속하면서 가수에 도전해보고 싶다. 하루도 좋아하지 않을까."

다 : "아내의 꿈이라면 당연히 지지하고 응원을 해줄 것이다. 한국에서 데뷔하나? 일본에서 데뷔하나? 일단 복면가왕부터 나가보는 게 어때? 하하."
 
구리(경기도)=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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