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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기업에 닥칠 어마어마한 변화 … 거기서 기회 찾아라”

.인도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세계 기업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인도 전통의 ‘주가드(Jugaad·즉흥적 창의력)’가 그들의 무기다. 하지만 그 원조인 마힌드라그룹은 이제 주가드를 뛰어넘어 ‘동반 생태계’라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힘이 향후 50년 성패를 좌우한다는 소신에서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얻은 ‘제다이(Jedi) 경영학’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설파하는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60·사진) 회장을 인터뷰했다.

‘존경’이란 키워드를 미래 50년 화두로 내건 그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기업도 시민의 하나로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전 이익의 2%를 ‘300만 그루 나무 심기’ 같은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힌드라 회장은 공동 번영을 지향한 ‘RISE(비상·飛翔)’ 경영철학을 통해 더 화려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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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드 마힌드라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쌍용차의 티볼리 출시 행사에 직접 참석해 격려했다. 미국 하버드대 영화학과를 나온 그는 평소 스타워즈의 ‘제다이 정신’을 앞세워 기업이 더욱 신뢰를 보여주고 창의력을 발휘해 더 많은 사람과 번영을 일구자고 역설하고 있다. [사진 마힌드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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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의 거대 국가 인도에서 재계 5위의 마힌드라그룹을 일궈낸 아난드 마힌드라(60) 회장은 “믿을 수 있는 브랜드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기업도 ‘시민’의 하나로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마힌드라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의 비즈니스는 시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문은 최근 독일 폴스크바겐이 판매량 극대화를 위한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시사점이 크다.

 2011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화제가 됐던 그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공동체 번영과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발휘한다고 예측했다.

 - 기업이 어떻게 시민의 역할을 한다는 건가 .

 “예컨대 ‘기후’는 미래 기업들이 마주할 어마어마한 변화다. 누구도 기후변화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번영에 대비하는 기업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세전 이익’의 2%를 ‘300만 그루’ 식수(植樹) 사업 등 사회공헌 사업에 투자한다.”

 - 그런 사업 이면엔 그룹 차원의 비전·철학이 있다고 들었다.

 “2011년 새로 내놓은 경영 철학이 바로 ‘RISE(비상·飛翔)’다. 고매한 사업 목표를 세워 소비자·지역공동체에서 삶의 질을 끌어올리자(rise)는 취지다. 그 핵심의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 대응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힌드라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해 ‘마힌드라 서스텐’을 인도 최대의 태양광 업체로 키웠다. 2010년엔 미국 ‘레바 전기차’를 인수해 자체 개발한 전기차 ‘이투오(e2o)’를 양산했다.

 그는 조부(祖父)가 세운 마힌드라 철강사에 1981년 발을 들인 뒤 97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의 손을 거치며 34개였던 그룹 계열사는 자동차·항공우주·정보기술(IT) 등 113개로 확장됐다. 올해 70돌을 맞은 마힌드라는 시가총액 169억 달러(약 19조원)의 인도 5위 그룹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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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이후 지난 1월 처음 내놓은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

 마힌드라 회장의 미래 철학엔 ‘제다이(Jedi) 경영학’이 숨어 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영화학과와 경영학 석사(MBA)를 나왔다. 평소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뇌물·정실 인사에 맞서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 기사처럼 부정부패와 싸우라”고 설파해왔다. 이 때문에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그를 “인도 자본주의의 새로운 얼굴”로 평가했다.

 - 마힌드라는 인도 기업인을 상징하는 ‘주가드(Jugaad)’의 발상지로 꼽힌다. 왜 새로운 비전을 마련한 건가.

 “주가드는 위기 속에서 재빨리 발휘하는 창의력을 뜻한다. 인도 역사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한 정신적 유산이다. 하지만 이제 ‘할 수 있다’는 정신에서 나오는 ‘즉흥적 창의성’만으론 부족하다. 보다 경이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만들려는 노력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힌드라는 70년대 오일 파동 때 디젤 엔진의 수요가 치솟자 남아돌던 트랙터 엔진을 손질해 자동차에 달아 크게 성공했다. 이후 ‘주가드 발상지’로 통했다. 미국·유럽 산업계도 주목하면서 이를 모방하려 해왔다.

 - 좋은 평가를 받는 주가드를 벗어나려는 이유가 뭔가.

 “90년대 인도에서 경제 자유화가 단행되자 모두 ‘국내 제조사들이 몰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차량 생산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중소기업으로 일원화하는 혁신적 모험을 단행했다. 그 결과 SUV 개발 원가의 10%만을 투입해 ‘스콜피오’ 차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02년에 나온 스콜피오는 이때까지 50만 명의 고객을 새로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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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이투오(e2o)는 세계 2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당시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그는 “동반성장 생태계가 대기업에 얼마나 큰 자산이 되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도 성장할 기업이라면 ‘임기응변’ 대신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공동체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에 창의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런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나.

 “우리의 경우 5년 전부터 마힌드라 파트너스라는 계열사를 벤처캐피털·사모펀드 담당으로 지정해 창업 벤처에 대한 자문과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지방 저소득층에 저리 대출을 해주는 ‘마힌드라&마힌드라 금융서비스(MMFSL)’는 지난해 인도계 금융 부문 최초로 미국 다우존스의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편입됐다.”

 특히 ‘지속 가능형 발전’을 위해 마힌드라 회장은 ‘청년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선 인구구조가 젊은 연령대 위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마힌드라 역시 청년 창업을 돕기 위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힘을 불어넣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창업 기업이 유연하고 대담하게 움직이려면 자금력 등 대기업의 과도한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인도 IT 거점인 벵갈루루의 ‘차고식 창업’에서 미래가 꽃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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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트랙터 아르준노보는 마힌드라가 독자 개발한 골격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 그런 비전은 한국에서도 유효한가.

 “세계 최고 수준의 IT 환경에서 자란 청년들이야말로 한국의 저력이다. 혁신의 열망을 품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게 실리콘밸리 같은 문화적 토양을 닦아줘야 한다. 인도와 마힌드라그룹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한강의 기적’과 관련한 새로운 버전은 바로 이 같은 변화에서 나올 것이다.”

 지금 마힌드라 회장의 시계는 2021년에 맞춰져 있다. 먼저 그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매출액·점유율 같은 숫자가 아닌 ‘존경’이란 키워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뇌형 경영자’의 자질이 필요하다며 “창의적 비전과 이미지를 지배하는 우뇌가 이성·논리를 맡는 좌뇌와 조화를 이룰 때 경영자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경영은 매우 복잡한 것이라 보편타당한 ‘황금률’이나, 쏘면 무조건 약한 곳에 맞는 ‘마법의 은탄’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변화가 심한 세상에서 새로운 해법에 대해 들을 준비를 하고, 개인보다 더 나은 집단지성의 바탕인 동료를 신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아난드 마힌드라=1955년 인도의 경제 수도라는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1977년 하버드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81년 하버드대 MBA를 취득하고할아버지가 세운(45년) 마힌드라 유진 철강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97년엔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그 역량을 평가받아 2011년 미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올해의 영향력 있는 기업가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같은 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엔 한국 투자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2년 마힌드라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 새로운 비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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