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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 소장자 "1000억 주면 국가에 헌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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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사진 중앙포토]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북 상주시의 고서적 수집상 배익기(52)씨가 해례본을 국가에 헌납할 의사를 밝혔다.

배씨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관하고 있지만 보존 상태가 안전한지 장담할 수 없다”며 “1000억원을 보상한다면 국가에 헌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이 훈민정음 해례본 발견 당시 가치가 1조원을 넘는다고 밝힌 만큼 그 중 10%인 1000억원 정도는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정당하게 소유한 개인의 재산을 문화재 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국가가 내놓으라고 할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지난 7월 문화재청에 이 같은 뜻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헌납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로 해례본의 보존 문제를 들었다. 낱장으로 분리해 보관하고 있는 만큼 현재 해례본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자신의 집에 불이 났을 때 집안에 보관하고 있던 해례본의 일부가 불에 타 사라졌거나 누군가 훔쳐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머지의 보존 상태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배씨가 미혼이라 자식들에게 대대로 물려줄 수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한다.

배씨는 “문화재청 관계자가 수 차례 찾아와 해례본의 행방을 묻고 기증을 종용하는 탓에 심적 고통이 컸다”며 “국가에 헌납하는 식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 원리와 사용례를 적은 책이다. 배씨의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본(국보 70호)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씨가 2008년 7월 자신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견했다며 일부를 공개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간송본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간송본에 없는 훈민정음 연구자 주석이 달려 있어 가치가 더 높다”고도 했다. 상주에서 발견돼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현재 이 책의 가치는 수백억원에서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때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상주에 거주하던 골동품상 조용훈씨(2012년 사망)가 “배씨가 고서적 두 상자를 30만원에 사 가면서 해례본을 함께 넣어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하면서다. 2011년 배씨는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배씨는 해례본의 행방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법원과 검찰이 수 차례 압수수색과 강제집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이후 배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배씨는 현재 해례본의 행방에 대해 “나만 아는 곳에 보관하고 있다”며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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