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글 1.0버전이 출시된 것은 1989년 4월 한컴의 창립자인 이찬진 전 사장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고등학생 때 처음 접한 애플 8비트 컴퓨터에서 시작된 IT에 대한 관심은 서울대 85학번으로 동아리인 컴퓨터연구회에 들어가 만난 전자과 85학번 김택진(엔씨소프트 창업자), 전자과 86학번 김형집, 제어계측과 87학번 우원식을 만나면서 한글 개발의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삼보컴퓨터가 외국 소프트웨어를 한글화해 컴퓨터와 함께 보급한 보석글이 널리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말의 특성을 제대로 못 살릴 뿐 아니라, 개별 PC에 범용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한글 1.0은 국내 어떤 PC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장점을 바탕으로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글 1.0의 성공은 1990년 가을 위탁 판매 이익금 5000만원으로 서울 종로구 와룡동의 한글문화원 3층의 4평짜리 사무실에서 한컴의 첫 출발로 이어진다.
출시 이후 한글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2003년 당시 국내 컴퓨터 70%(170여만대) 정도 사용됐다. 한글 3.0은 32비트 운영체제에서 기존 16비트 워드프로세서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갖췄다. 또 자체 한글처리기능을 내장, 윈도우 환경에서 모든 한글표현을 물론 고어, 1만880자의 확장 한자, 다양한 외국어 등 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워드프로세서였다.
그러나 불법복제 이슈로 경영상황이 악화된 한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 검토가 전격 발표됐다. 투자 조건에 한글 개발 포기 조건이 포함돼 1998년 전 국민적인 '한글 살리기 운동'이 펼쳐졌다. 이 운동은 자발적인 제품 선구매와 국민주 모집을 통한 자금 모집 방식이었다. 1만원으로 1년간 한글의 사용권을 판매하는 '한글 815'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후 함컴은 오피스 제품 역량 강화와 R&D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국내 점유율을 10% 초반에서 30%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존폐 위기에서 벗어난 한컴은 PC용 오피스의 기술력을 모바일용과 클라우드, 웹오피스로 확장했다.
현재 국내 7400여개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7700여개 교육기관, 21만여개 기업을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퀄컴, 짐브라, 지멘스 등 전 세계 18여개국 15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다. 내년 초 해외 시장에 진출할 오피스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