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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글날 되돌아보는 우리의 말과 글

오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지 569주년 되는 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뜻깊고 의미 있는 기념일이다. 고유한 글을 가진 국가는 20여 곳에 불과하다. 한글은 남북한을 포함해 8000만 명이 사용하는 세계 13위의 대국어다.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과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 같은 문자 없는 민족에게도 한글표기법이 보급됐다. 머지않아 한글을 쓰는 사람이 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회의에서도 10대 실용언어로 인정됐다. 한글은 그 어느 민족의 언어보다 과학적이고, 창의적이고, 다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글이 천덕꾸리기처럼 취급받는 사례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이뤄지는 ‘한글 파괴’ 현상이다. ‘짱’이나 ‘즐’ 같은 정체 불명의 단어와 이상한 약어 등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비속어와 은어, 국적불명의 신조어 등도 한글을 훼손하고 있다.

 요즘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모든 것에 격식을 차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고루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개성 있고, 축약된 언어를 통해 사물이나 자신의 감정 등을 표현하는 것이 창의적인 발상을 키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언어습관은 개인의 사고를 비틀고, 도를 넘어선 언어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그 사람의 인격과 생활태도까지 파괴할 수도 있다.

 청소년은 물론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언어 사용도 문제다. 방송국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비속어와 대중가요에 들어 있는 불필요한 외래어와 욕설 등은 우리의 올바른 언어사용을 방해하는 장본인들이다.

 한글날에 맞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행정용어 등 공공언어의 개선을 꾀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식 행정용어의 정비 계획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한글 사용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에 시민들도 협조했으면 한다.

 한민족의 정신은 말과 글을 통해 표현된다. 소중한 세계문화유산인 한글을 지키기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는 생활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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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