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국제무대서 뜨면 국내인기는 거저…독일 전문가, 한국 음악계에 귀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7일 밤 만큼은 광화문 구석에 자리잡은 복합문화공간 에무가 한국판 월드뮤직의 성지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전통음악 해외진출지원 사업 '저니 투 코리안 뮤직(Journey to Korean Music)' 중 하나로 열리는 '팸스&워멕스 동문' 현장.

이곳을 찾은 수십명은 순례자의 얼굴이었다. 표정에 호기심과 설렘 그리고 궁금증이 뒤섞였다. 최고은·월드뮤직그룹 '공명'·회기동 단편선 등의 뮤지션이 다른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러 왔다.

해외 음악관계자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독일의 월드뮤직엑스포(WOMEX) 알렉산더 발터 디렉터도 그 중 한명이었다.

이날 출연팀은 예술경영지원센터를 통해 워멕스 공식 쇼케이스에 선정됐던 팀들. '잠비나이'(2013)·'숨[su:m]'(2013)·'김주홍과 노름마치'(2014)가 주인공이다. 2008년 스페인에서 열렸을 당시 공명의 공연시연회로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워멕스는 이후 한국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뮤지션들을 뒤에서 정성껏 지켜보던 그는 공연에 앞서 잠비나이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빠 웃음'을 내내 터뜨렸다.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와도 밝게 인사했다.

순한 인상의 그는 한국음악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면서 "잠비나이는 사랑하는 팀"이라며 눈을 빛냈다. "2013년 잠비나이가 워멕스에서 공연했는데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고 떠올렸다. "숨과 노름마치도 인상적인 팀"이라고 빼놓지 않았다.

199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워멕스는 유럽 최대 월드뮤직 마켓이다. 피라나아츠 그룹이 운영하는데 이 회사는 피라나 컬처·레코드·리서치·컨설팅사도 보유하고 있다.

워멕스가 유럽을 넘어 세계적인 월드뮤직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끈끈한 커뮤니티"라고 했다. "200명 안팎의 소수 인원으로 시작됐는데 사람들 간의 끈끈함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를 인정하면서 인풋이 계속 쌓여나갔다"는 것이다.

뮤지션 초청은 심사위원 일곱명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심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세 가지다. 음악의 전문성, 개성, 신선함이다. 이와 함께 많은 걸 포용할 수 있는 다양성도 중요하게 여긴다."

월드뮤직이라는 카테고리는 사실 범위가 매우 넓은 동시에 그 의미가 무척 한정됐다. 음악은 만국의 공통어라고 하나, 해당 지역의 정서를 가장 많이 반영하기도 한다.

발터도 "월드뮤직이라는 개념이 형성돼 가는 과정"이라며 "아직 모호한 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모든 음악을 포함하는 동시에 포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레코드숍에는 레게, 랩, 힙합, R&B 등이 장르별로 분류돼 있다. 그런데 한국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이를 어디에 포함시킬 지 몰라서 일단 월드뮤직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시켰다. 사실 '삼바 음악'이 월드뮤직이라고 해도 브라질에서는 월드뮤직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월드뮤직이라는 용어 자체가 아티스트들에게는 '운이 좋지 않은 용어'일 수 있는 거다. 묶음으로 분류되는 거니까."

국가를 이동하며 개최되는 점이 워멕스의 또 다른 특징이다. "주로 유럽만을 돌고 있는데 재정 등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번 다같이 옮겨다니면 아무래도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데 유럽 곳곳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흩어져 있으니, 그 근처로 그냥 오면 되는 거다. 이와 함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양성이 발전하는 측면도 있다."

한국에 소개되는 음악을 크게 나누면,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음악과 K팝으로 구분할 수 있다. K팝 이야기에 '강남스타일'의 싸이 이름을 외친 발터는 "워멕스 입장에서 K팝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며 웃었다. "그 보다는 각 나라의 전통악기와 새로운 음악에 관심을 둔다."

잠비나이 같은 전통음악 기반의 팀들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고, 국내에서는 K팝 위주로 소비되는 흐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음악을 듣는 '균형 있는 문화'를 만드는 건 어렵고 장기적인 과제"라고 짚었다.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렵고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세계에서 인지도를 쌓으면 오히려 국내에서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팁을 제시했다.

10여년 전 워멕스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해 디렉터 자리에 오른 그는 "민주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며 흡족해했다. "모든 결정은 리더뿐 아니라 모든 팀원이 함께 의논해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소통은 음악의 속성과 같다. "역시 소통의 끈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웃었다.

2008년 출발한 '저니 투 코리안 뮤직'은 매년 해외 월드뮤직 전문가들에게 한국음악 단체의 공연과 더불어 학술행사, 문화 체험 등을 제공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서울아트마켓' 기간에 함께 진행된다.

40여 회원을 보유한 유럽 월드뮤직 축제포럼 연합(EFWMF)과 함께 한국단체의 유럽순회공연을 지원하는 투어기금(KAMS-EFWMF 투어 그랜트)을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폴란드, 캐나다, 브라질, 호주, 노르웨이, 프랑스, 덴마크 등의 세계적 규모의 주요 축제와 공연장 등을 통해 '저니 투 코리안 뮤직' 참여 단체의 약 70%가 해외 진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저니 투 코리안 뮤직'에 흡족해했다. "비평할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덕분에 좋은 공연과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간다"며 "한국과 건강한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날 밤 에무는 한국 전통 악기들로 내내 요동쳤다. 입을 통한 비트박스로도 국악 하모니를 빚은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장단은 4륜 구동차의 엔진처럼 쉼 없이 움직였고, 박지하(피리·생황·양금)·서정민(가야금) 두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숨[su:m]은 단출한 구성에도 촘촘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해금·피리·거문고의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프리재즈·포스트 록 등이 뒤섞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잠비나이는 자체로 하나의 장르였다.

발터는 "한국 팀들은 워멕스에서 질 높고 신선한 공연을 매번 선보인다. 특히 처음 듣는 사운드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워멕스 쇼케이스를 통해 한국 팀의 공연을 계속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