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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정의 High-End Europe] ‘황금의 계곡’, 벨기에 숲 속 오르발 …

연도별로 사용된 오르발 맥주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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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쪽의 작은 나라 벨기에. 어떤 사람들은 브뤼셀, 브뤼헤 정도 둘러보면 별로 볼 것이 없는 나라라고 하지만 바다와 숲으로 이루어진 이 작은 나라에는 구석구석 숨어있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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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발 맥주와 잔.

벨기에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우선 먹을거리로 초콜릿과 맥주이다. 고디바(Godiva), 노이하우스(Neuhaus) 등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브랜드들이 벨기에에서 만들어졌다. 브뤼셀 시내 중심에는 수없이 많은 명품 초콜릿 가게들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와인만큼 유명한 것이 벨기에 맥주. 벨기에에는 수 백 개에 이르는 맥주 양조장이 있고 각각의 양조장은 독특한 자신만의 맥주를 만든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라거 맥주도 있지만 벨기에를 대표하는 것은 주로 진한 맛의 에일 맥주와 수도원 맥주이다.

수도원 맥주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트라피스트(trappist) 맥주이다. 트라피스트 맥주는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검증을 하고 로고를 수여하는 극소수의 수도원 맥주에만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현재 세계에는 12개의 트라피스트 맥주가 있고 그중 상당수가 벨기에에 있다. 한국에 수입되는 것 중에는 치메이(Chimay)가 대표적인 트라피스트 맥주이다. 트라피스트 맥주는 트라피스트 수도원 안에서 수도사들이 직접 만들거나 직접 관리 감독을 하여 만들어야 한다. 수도원의 생활 방식에 맞게 생산, 판매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못한다. 맥주 판매의 수익금은, 중세부터 이어온, 그 본래 목적에 맞게 수도원의 운영, 수도사의 생활에 쓰여야하고 남는 것은 사회에 기부를 하거나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사용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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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발 수도원 전경.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에서 동남쪽으로 약 2시간 가량 차를 달려 룩셈부르크, 프랑스의 국경과 가까운 아르덴 숲 속에 오르발(Orval)수도원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전 시토 수도사들이 들어와 두 숲 사이의 아름다운 계곡을 개간하고 수도원을 지었다. 현재에는 그 당시 건물의 유적과 함께 17세기에 증축된 수도원 건물이 남아있다.

오르발 수도원은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숲과 웅장하면서도 품위 있는 수도원 건물, 수도원의 영적인 힘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이 수도원을 대표하는 것은 수 백 년에 걸쳐 생산해오는 트라피스트 맥주와 치즈이다. 예전 수도사들은 정성스럽게 약용 허브 정원을 가꾸고 약국을 운영했으며 빵, 치즈와 함께 맥주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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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수도원의 유적.

수도원에는 설립 당시부터 물을 공급했던 연못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 연못과 관련된 전설 속에 오르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유가 담겨있다. 남편을 잃은 마틸다 백작부인이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소중한 결혼 반지를 연못에 빠뜨렸다고 한다. 큰 슬픔에 쌓여 반지를 되찾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고 그 때 송어가 입에 반지를 물고 물위로 올라와 반지를 전해주었다고 한다. 마틸다 부인이 감격하여 ‘이곳이 진정 황금의 계곡(Val d’Or)‘이라고 외쳤는데 그것이 수도원의 이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오르발의 로고는 송어와 반지이다. 

수도원은 많은 수도사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곳이므로 일반인들에게 개방을 하지 않는다. 다만 중세 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과 유적에만 제한적으로 일반인들을 받는다. 하지만 매년 9월 중순 단 하루 수도원과 양조장이 일반에게 공개된다. 진정으로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기억해두어야 할 날짜이다. 벨기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그리고 맥주를 즐길 줄 안다면 수도원의 개방일에 맞추어 여행 일정을 잡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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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물랑이되 전경.


수도원에서 25km 정도 떨어진 세무아 계곡에는 벨기에가 자랑하는 최고의 숙소, ‘오베르주 뒤 물랭이되(Auberge du Moulin Hideux) ’도 있다. 17세기 제분소를 고친 최고의 호텔이다. 라하이어(Lahire) 가족이 대를 이어 소중하게 운영한다. 작은 호수에 거위와 오리가 여유롭게 노닐고 조잘조잘 흐르는 개울과 작은 정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숲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저녁에는 호텔이 자랑하는 벨기에식 정찬을 즐긴다. 가을은 특히 사냥한 동물로 요리하는 지비에(gibier)의 계절, 벨기에의 숲 속에 푹 빠져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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