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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톡톡] 혈압 올리는 외신들의 북한 보도

영국 BBC 방송이 북한 민주주의를 촉진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뉴스를 한국어로 번역해 북한 지역에 매일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최근 밝혔다.

휴전선에서 약 60km 떨어진 서울에 사는 영국 스코틀랜드 사람으로서 나는 북한에서 나오는 뉴스보다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뉴스를 더 우려한다. 서구 언론에 의해 ‘깡패 핵 국가’로 불리는 북한의 핵 야심은 무서운 톱뉴스들을 만들어 낸다. ‘북한은 언제든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 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 등은 최근 미국 CNN방송 홈페이지에 올라온 뉴스 제목들이다.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협이 부풀려 보도될 때마다 스코틀랜드에 계신 아버지가 걱정하며 서둘러 전화를 하신다. 최근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이후 조성된 긴장 때도 예외는 아니다. “너 괜찮니. 귀국 항공편 내가 예약해줄까.”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아버지의 혈압은 남북한의 긴장 고조와 화해 분위기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하지만 내가 한국 땅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국인들의 일상 생활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무리 호전적인 북한이 무력으로 위협하더라도 나는 서울 생활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북한보다 더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했다.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북한 관련 톱뉴스를 읽으면서 한국에 사는 우리 모두가 두려워 방공호로 몸을 숨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간에 우리는 은행에 가서 볼일을 보고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신다.

왜 한국 밖의 뉴스 독자들은 이런 인상을 받을까. 전문뉴스 사이트인 NKNEWS.ORG는 “북한이 같은 크기의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이 뉴스로 다뤄진다”고 지적했다. 서구 언론인들은 전문지식과 한국어 능력이 거의 없고, 이 지역에 대한 사실을 꼼꼼히 확인할 취재원과 시간도 별로 없다. 이렇다 보니 선정적이거나, 심지어 잘못된 기사들이 보도된다. 예컨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한 뒤 사냥개를 동원했다는 보도가 서구 언론에서는 사실처럼 광범위하게 다뤄졌다. 확인만 좀 했더라도 그 소문이 중국 인터넷에서 유포된 것이란 사실이 곧바로 드러났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서구와 남한 언론의 톱뉴스 보도를 학문적으로 비교해보면 서구 언론이 남한 언론보다 위협을 더 부각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특히 미국 언론은 전쟁 저널리즘의 틀에서 보도한다. 1998∼2010년 CNN·뉴욕타임스(NYT)·뉴스위크의 북한 관련 보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나라는 중국·일본·남한이 아니라 이란이었다.

남한 독자들은 불바다로 적을 때려부수겠다는 북한의 협박 기사를 읽은 다음 신속하게 스마트폰 관련 기사로 넘어가고 일생생활을 계속 영위한다. 하지만 서구의 독자들은 부풀려진 북한의 협박에 덜 익숙해 이런 협박이 담긴 톱뉴스에 심각하게 눈길을 주기 쉽다.

북한은 또다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구 언론들은 상황을 너무 부풀리지 말고 반드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하길 바란다. 아버지의 혈압이 또 높아질까 걱정이다.

#영국 BBC #라디오방송 #비무장지대 #CNN #북한 핵 #미사일 #커스티 테일러

커스티 테일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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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