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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반값” DJ 방송에 흥이 넘쳐

 
?매일 매일이 잔칫날 같은 울산번개시장과 야음상가시장. / 사진:울산번개시장·야음상가시장 제공
“우리 시장을 찾아주신 고객 여러분! 지금부터 OO상회 야채가 반값, 3000원! 딱 한 시간 동안 판매합니다. OO국밥집도 100분께만 국밥 반~값! 아침상 푸짐하게 차리시려는 아주머니들 고무신 손에 들고 뛰어오세요. 싸고 좋은 물건 얼마 없어요~옷!” 시장에 생기가 넘친다. 방송을 들은 손님들은 가던 길을 되돌아 야채 가게를 다시 찾는다. 한산하던 국밥집에 손님이 밀려든다. 잠깐 이벤트로 야채는 동이 났다. 국밥 손님 100명은 금세 채웠다. 한 발 늦은 손님은 “저까지만 반값해주면 안 돼요?” 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조른다. 어차피 싸게 팔기로 한 사장님, 눈 딱 감고 들여보낸다. 시장은 손님들로 넘쳐나고 가게주인 얼굴엔 웃음이 넘쳐난다.

두 시장이 뭉쳐 시너지 효과

 
?울산번개시장의 힐링투어버스.
울산번개시장과 야음상가시장, 두 시장이 확 달라졌다. 2년 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두 시장 모두 규모가 작다. 하지만 두 시장을 합해 중소형 시장으로 사업을 신청해 선정됐다. 각기 다른 상인회가 있어 두 시장의 중간 지점에 문화관광형시장 사업단 사무실을 냈다. 두 상인회가 사이 좋게 사업을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야음시장에는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여성인 시민DJ 1명과 남성 피디 겸 DJ 1명이 방송한다. 시장에서 공모해서 뽑은 실력파 방송인이다.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음악과 함께 시장 이야기를 스피커로 송출한다. 스튜디오 아래 1층은 사랑방이다. 무료로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상인들은 물론 시장을 찾은 손님도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니 만큼 옛 다방처럼 꾸며 정겨운 휴식 공간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번개시장에는 ‘힐링버스’가 있다. 14인승 전기 카트 버스다. 주변 선암호수공원과 시장을 오간다. 수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 하루 4번 공짜로 왕복한다. 버스가 오가면서 시장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던 주변 울산 시민들에게 시장을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장에 물건만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생태공원을 둘러볼 수 있게 되면서 힐링버스는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공원까지 걸어가기 힘들어하는 노약자나 임신부 등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총 운행시간은 1시간 내외다. 시장에서 선암호수공원 주차장까지 가는 데 15분 정도 걸린다. 20분 정도 공원을 구경하고 나오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다.

맛집 콘테스트 ‘우리 식당이 제일 잘 나가’

 
?야음상가시장의 보이는 라디오. / 사진:울산번개시장·야음상가시장 제공
울산번개시장과 야음상가시장은 요즘 먹자골목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맛집 콘테스트를 열면서부터다. 맛집 선정은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상인회 사람들은 심사에서 배제된다. 유명 블로거와 전문 요리 강사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상점의 모습을 알 수 없게 음식을 상인회 사무실로 가져와서 오로지 맛과 모양, 내용물 등만으로 심사한다. 매년 1차례씩 맛집을 선정하고, 선정된 맛집엔 현수막을 걸어준다. 지난해 야음시장과 번개시장에서 각각 5곳의 맛집이 선정됐다. 올해엔 야음시장 3곳, 번개시장 2곳이 맛집으로 추가 선정됐다. 오는 10월과 11월엔 맛집 왕중왕도 뽑을 예정이다. 명예의 상징인 현수막도 추후엔 근사한 명패로 만들어 줄 계획이다. ‘OO시장 대표 맛집’이란 명패를 보고 오는 손님들의 수가 크게 늘 전망이다. 처음 맛집을 선정한다고 했을 땐 상인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맛집을 선정해봐야 큰 도움이 되겠나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너도 나도 “맛집 선정이 장난이 아니구나”라고 말한다. 맛집 매출이 쑥쑥 오르는 것은 물론 식당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도 맛집인데 명패 한 번 달아보자’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글 = 이코노미스트 박상주 기자 
park.sangjoo@joins.com

[박스기사] 맹선재 울산번개시장·야음상가시장 문화관광형시장 활성화 사업단장

 
 
“상인들 서비스 확 달라졌어요”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된 뒤 가장 크게 변한 건 무엇인가?

“이전엔 상가가 다들 영세하고 시장 문화란 게 없었다. 그저 물건을 놓고 사가길 바랄 뿐이었다. 매니지먼트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사회적 지원이 절실했다. 그러던 차에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돼 시설 현대화 사업이 시작됐다. 간판을 새로 만들고 물이 새는 곳을 수리 중이다. 숙원이었던 아케이드 문제도 해결했다. 내년 12월 정도되면 시설이 확실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시설 못지 않게 상인들의 서비스나 의식도 달라진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이 가장 큰 변화다. 상인들과 선진시장 견학을 다녀온 뒤로 우리 시장도 이런 시장처럼 바꿔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고객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상점 앞에 그은 ‘고객선’이 있다. 업주들이 이를 벗어나서 호객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문화관광형시장이 되면서 고객선만은 반드시 지키자고 했고, 거의 대부분의 상인이 지키고 있다.

그뿐 아니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하던 사람들이 등록을 하고, 현금만 받던 사람들이 카드 단말기를 설치했다. 의식이 바뀌면서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다.”

선암호수공원 외에도 울산은 고래로 유명하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가깝다. 울산은 옛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은 우리 포경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뿐 아니라 수족관으로 만들어진 고래 생태체험관도 인기다. 진짜 바다에서 유영하는 고래를 보고 싶다면 여행선을 타고 고래를 볼 수도 있다.”

상인들간의 경쟁이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긍정적인 면에서 경쟁하고 있다. 다른 가게에서 더 많이 사간다고 질시하는 게 아니다. 우리 가게에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내놓으려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과거엔 고객과 상인들이 다투면 주변 상인들이 상점 편을 두둔했다. 이제는 가능하면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주변 상인들이 돕는다. 이런 면도 서비스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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