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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는 김무성, 장기전 속 '국민공천 예스, 전략공천 노' 원칙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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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공천제는 포기 못하고, 전략공천은 용납 못한다. 그러나 더이 상 저질공방은 하지 말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통화에서 했다는 말이다.
김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2일 대화 내용을 이렇게 요약해서 전했다. 이 측근은 김 대표와 현 수석의 통화를 두고 “김 대표가 청와대에 또 꼬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자 “그렇지 않다. 김 대표는 국민공천제를 고수하고 (무경선 낙점식의) 전략공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두 가지 원칙을 청와대에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던 김 대표는 이날 당무에 복귀하면서 기자들과 만났다. 김 대표는 현 수석과의 통화가 ‘청와대에 대한 사과’로 비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준다는 것에 전략공천이 포함될 수 있나.
“당헌당규상 전략공천제도는 없다.”
일부 친박계는 당헌에 있는 '우선공천'을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개인적으로 전략공천은 옳지 못한 제도라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어제 현 수석과의 통화에서 사과했나.
“(버럭하며) 누구한테 사과를 하나? 무슨 그런 질문이 있나.”
김 대표와 현 수석의 통화를 지켜봤다는 한 의원도 “김 대표는 ‘4대(노동·금융·교육·공공부문) 개혁 등 여권이 할일이 태산인데 국민 앞에서 권력 투쟁하는 꼴은 더이상 보이지 말자’고 ‘신사협정’을 제안한 것”이라며 “더이상 서로 비판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이지 말자는 것이었지, 꼬리를 내린 건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주변에선 “공천룰 싸움은 지루한 게임이다. 김 대표가 장기전 모드에 돌입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이제 안심번호 공천 같은 기법이나 자잘한 공천 룰에 대해선 일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 즉 공천권을 내려 놓겠다는 원칙만은 분명히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측근들도 “다른 문제는 몰라도 국민공천제에 있어서 만큼은 김 대표가 절대로 청와대에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측근은 "안심번호를 도입하면 집전화로만 할 수 있는 여론조사를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고, 개인정보가 보호되므로 응답률이 올라가고, 따라서 비용도 절감된다"며 "여론조사를 위한 하나의 기법에 불과한 안심번호를 가지고 전략공천을 원하는 청와대나 친박계 인사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도 김 대표를 흔들기 위해 사사건건 시비를 걸겠지만 김 대표는 직접 대응하지 않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명분만 쥐고 장기전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전날 가까운 의원 5~6명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선 "총선승리를 위해서도 청와대와 여당은 함께 가야 한다. 나는 이미 공천권을 내려놓았으므로 더이상 불필요한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개헌봇물론'(개헌론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내용)을 꺼냈다가 물러섰을 때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처럼 이번에도 청와대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처럼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는 스타일"이라며 "결국 타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가영ㆍ이은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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