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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큰 병원 간 고혈압·감기환자 191만 명…왜 동네의원 안 갈까

충남에 사는 성모(50·자영업)씨는 올 초 상급종합병원(대형대학병원)에서 당뇨병·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 당뇨 증세가 심하지 않아 고지혈증 약만 먹는다. 1~3개월마다 병원에 가서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한다.

약값·진료비 더 싸도 환자 안 늘어
동네의원에 대한 불신이 한 원인
큰 병원이 동네로 환자 돌려보내게
외래 비율 낮추고 보상 수가 올려야

최근 담당 의사는 “관리가 잘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절반으로 줄었네요”라고 말하고 약을 처방했다. 진료에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성씨는 “가족이 그 병원에 근무하는 데다 건강검진 자료가 거기에 있어서 계속 다닌다”고 말한다. 대학병원이 성씨의 단골 병원이자 주치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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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씨의 질환은 동네의원에 가도 문제가 없다. 이런 질환이 52개에 달한다. 고혈압·감기·소화불량·위염·변비·천식·두드러기 등이다. 2011년 10월 정부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굳이 큰 병원에 안 가도 되는 ‘동네의원 전용 질병’으로 지정한 것들이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14년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52개 경증질환 환자 191만 3240명이 대형병원(일반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11.3%에 달한다. 고혈압 환자가 47만여 명, 당뇨병 환자가 54만여 명, 감기가 29만여 명이다. 52개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사람만 40만8729명이다. 큰 병원 쏠림 현상은 5~7월 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52개 경증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에 가면 약제비(조제료+약값)를 더 부담(30%→50%)한다. 평균 진료비도 동네의원의 3배에 달한다. 이런 차이 때문에 2012~2013년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질환 처방일수가 36%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 김모(49)씨는 “동네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끊어 상급종합병원에 갔고 거기서 각종 검사를 했는데 원인을 못 찾았다. 일반적인 약 처방 밖에 안 하는데도 의사가 (나를) 동네의원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더라”고 말했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7월~2014년 6월 43개 상급종합병원이 2만8000여 개 동네의원으로 보낸 52개 경증환자 환자가 0.16%에 불과했다. 큰 병원 쏠림 때문에 전체 외래진료비 중 동네의원 몫이 2005년 70%에서 지난해 58%로 줄었다. 대형병원은 8%포인트 늘었다. 경증환자를 동네의원이 진료하게 되면 환자 부담이 연 1500억원 줄어든다.

 경증환자 관리와 진료는 동네의원에 강점이 있는 대표적인 1차의료이다. 이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흔한 질환을 지역 의사들이 치료하고, 주민의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3년 ‘한국의 사회통합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1차 의료를 강화해야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를 줄이고 의료 불평등을 완화해 사회통합지수가 올라간다”고 제안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이진석 연구조정실장(서울대 의대 교수)는 “한국은 대형병원이 1차의료 기능까지 한다”며 “큰 병원이 동네의원으로 환자를 돌려보낼 때 받는 수가(현재 1만원)를 현실화하고, 52개 경증 질환을 100개로 늘리며, 상급종합병원이 되려면 경증환자 비율이 전체 외래환자의 15%(현재 17%)를 넘지 못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네의원의 질이 떨어져 큰 병원 쏠림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뇨병 환자 조선원(80·서울 서대문구)씨는 “동네의원이 당뇨병을 잘 몰라 합병증 예방이 안 된다. 당뇨를 경증질환으로 여기는 정부의 인식도 문제다”고 주장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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