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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중국은 북핵을 못 막나 안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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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중국전문기자

가을 하늘 청명하건만 마음은 먹구름이다. 북한발 장거리 로켓 발사설 탓이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즈음해 ‘우주 개발을 위한 위성 발사’ 운운하며 또 한 차례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북 제재와 경협을 병행하는 한
북핵도 못 막고 평화도 얻지 못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이어지는 건 언제나 핵실험이었다. 2006년 1차 핵실험에서 2013년 3차 핵실험 때까지 똑같은 패턴이다. 그러면 국제사회는 비난을 쏟아내고 이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로 정리된다. 남북 관계는 경색되고 이산가족 상봉의 꿈은 스러진다.

 북핵 위기는 지난 20년 넘게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암적 존재였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잇따른 제재로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지도 못했으며 북한 또한 핵실험을 통해 더욱 안전해지지도 않았다. 이쯤 해서 거론되는 게 중국의 역할이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가는 국력을 가졌으며 북한의 최대 후원자이기도 한 중국은 뭘 하느냐는 것이다. 도대체 북핵을 못 막나, 아니면 안 막나.

 이제까지 중국의 역할이 소극적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변해 온 건 사실이다. 1차 북핵 위기가 터졌던 1993년 중국은 ‘방관자’란 비난을 들었다. 북핵의 위험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2차 북핵 위기가 발생한 2002년 이후 중국은 태도를 바꿨다. ‘책임 있는 대국(負責任的大國)’으로서 적극 대응하는 게 중국의 국익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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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중국은 ‘제멋대로(悍然)’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북한을 질타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동참하기 시작해 이젠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반드시 그 책임을 묻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정권 들어선 더욱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역할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중국이 북핵을 막지 않고 있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은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한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원유와 식량의 대부분을 공급한다. 따라서 중국이 독하게 마음만 먹으면 북한이 살아남을 수 없는데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왜? 북한이 갖는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중·미 관계의 틀 속에서 본다. 한데 미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지하고 미국의 지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재균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남중국해 분쟁 등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나라와 공조 태도를 취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가 된다. 따라서 중국으로선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긴 해도 총대까지 메며 북핵 저지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의 핵우산 제공을 북한은 거부한다. 북한이 중국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이 자신의 국익에 따라 언제든지 북한을 버릴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독자적인 핵 개발에 매달리는 한 이유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인 식량과 원유도 절대적이지 않다고 일부 중국 학자는 말한다.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 엘리트 계층이 먹고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죽어나는 건 서민이다. 아사 위기에 직면한 북한 주민은 국경을 넘는다. 조선족 친척이라도 있는 중국 동북지방으로 탈북자 대열이 형성되며 이는 중국에 혼란을 야기한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 시기라던 90년대 후반 중국은 이미 탈북자 물결을 경험한 바 있다.

 원유 공급 밸브를 잠그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중국은 2003년엔 3자회담을 위해 또 2006년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대북 석유 공급을 잠시 중단했다. 당시엔 효과가 있었는데 이후 북한에도 내성이 생겼다. 북한이 원유 공급 라인을 다변화해 2013년 러시아로부터 3689만 달러(약 377억원) 규모의 석유를 수입한 것이다(『북중관계 다이제스트』, 성균중국연구소 편). 북한은 철광석 등을 팔아 필요한 원유를 조달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중국이 갖고 있는 자산으론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중국은 2009년 여름부터 독자적인 대북정책을 편다. 이른바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의 분리다. 제재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으니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늘려 북한의 체제 전환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증상과 원인을 함께 치료하는 방법(標本兼治)이라고 주장한다. 한데 이게 어정쩡한 수준이다. 앞문으로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뒷문으로 북한과 협력해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표본겸치가 아닌 미봉책 이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성과를 내려면 제재와 경협 중 하나에 올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는 것보다 제재에 따른 손실이 너무 커 핵을 포기하도록 하든지, 아니면 북한 경제가 중국 등 국제사회와 너무 긴밀하게 연결돼 핵 개발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든지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중국의 애매모호한 대북 경협은 그저 북한을 연명시키는 수준 정도란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이 북핵을 막을 의사도 능력도 없는 게 아니냐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중국이 진정으로 북핵에 반대한다면 엄격한 제재와 대대적 경협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마땅해 보인다.

유상철 중국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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