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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폴크스바겐 사태’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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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경제부문 기자

“폴크스바겐만 그랬겠느냐. 다른 곳도 조사해 봐야 한다.”

 5년 전 폴크스바겐 골프를 구입한 권모(35)씨는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폴크스바겐 사태를 취재하며 소비자들의 불만·불신이 수입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걸 실감했다.

 오래전부터 문제였는데 이번 사태가 촉매 역할을 했다. 수입차 업계의 고질병인 애프터서비스(AS)가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타는 박모(33)씨는 “엔진 오일을 바꾸러 AS센터에 들렀더니 ‘수입차는 원래 그렇다’며 25만원을 불러 기가 찼다”고 말했다. BMW 5시리즈를 타는 한모(37)씨는 “문짝을 살짝 긁혔는데 30만원을 내고 일주일을 기다리라고 하더라. 동네 카센터에 갔더니 10만원만 받고 그 자리에서 처리해 줬다”고 털어놨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산차 평균 수리비는 94만원인데 수입차 수리비는 276만원이다. 부품값은 국산차의 4.7배다.

 많이 나아졌다지만 수리 기간도 하세월이다. 올해 7월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127만 대다. 전국 376개 수입차 AS센터 중 사고 처리를 할 수 있는 ‘자동차종합정비업체’는 174곳뿐이다. 산술적으론 한 곳당 7290대를 맡아야 한다. 수리 기간이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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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만 문제가 아니다. 올 들어서만 ‘뻥 연비’(연비 조작), 고가 수입차 리스(제도 허점)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수입차에 대한 곱잖은 시선이 쏟아졌다.

 툴툴대면서 수입차를 과시 도구로 삼은 소비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인 BMW 7시리즈 판매량은 한국이 중국·미국·독일에 이어 글로벌 4위다. 1인당 판매대수로는 세계 1위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 교수는 “고가 수입차를 선호하는 한국인 특유의 과시욕이 수입차 업계의 ‘갑질’에 한몫한다”고 지적했다. 수입차만의 문제는 아닐 터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고전하는 것도 성능·품질 문제라기보다 국내외 가격 차별 등 소비자 신뢰를 잃은 영향이 컸다. 수입차에 대한 불신을 기회로 활용하기 전에 스스로 문제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공급자 위주”라며 “이번 사태를 자동차 업계가 소비자의 신뢰를 우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신뢰를 잃으면 무너진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도 허술한 연비·배기가스 검증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깐깐한 검증을 통해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 폴크스바겐 사태는 이래저래 많은 숙제를 던졌다.

글=김기환 경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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