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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더많은 여성을 필요로 한다…수많은 문제 남자들만으로 풀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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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아공(Jean-Paul Agon)회장=1956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HEC인터내셔널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 78년 로레알에 입사해 로레알 그리스와 독일 사장, 아시아지역 총괄, 미국 사장을 거쳤다. 특히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아시아 시장 성장을 이끈 공을 평가받아 2011년부터 로레알그룹 회장과 CEO를 맡고 있다. 윤리경영에 대한 공로로 200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최근 로레알그룹과 유네스코는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그러나 ‘충격적인’ 연구조사를 하나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고 있지만 세계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전체 과학기술인의 30%에도 미치치 못하는 현실이다. 특히 학계의 권위있는 위치에 있는 여성 과학자는 프랑스 29%, 미국 27%, 유럽연합 11%, 일본 6% 등 선진국도 그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폴 아공 회장은 “세계는 과학을 필요로 하고, 과학은 여성을 필요로 한다는 게 기업의 신념”이라며 “세상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가 과학에 제대로 반영 돼야만 인류가 당면한 절실한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그룹은 이런 목적으로 1998년 유네스코와 함께 ‘로레알-유네스코 여성 과학자상’을 만들어 매년 전 세계 5개 대륙별로 탁월한 업적을 달성한 5명의 여성 과학자에게 상금과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상은 ‘세계 여성 과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데 지금까지 115개국 2250명의 여성 과학자들이 지원을 받았다.

-화장품 기업이 왜 과학계를 지원하나.

“과학은 로레알의 DNA다. 역대 5명의 CEO가운데 창업주인 유젠 슈엘러(1909~1957)와 3대 CEO인 샤를르 즈비악(1984~1988)이 화학자였다. ‘과학적 혁신’은 창업때부터 그룹의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로레알이란 이름에도 그런 가치가 녹아있나.

“그런 셈이다. 창업자 슈엘러 회장이 직접 개발해 특허를 낸 머리 염색제 이름인 ‘로레올(L'Aureole:빛의 고리라는 뜻)’에서 따왔으니까 말이다.”

-여성 과학자가 왜 많아야 하나.

“과학은 우리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어떤 질병이 가장 위협적인지, 대기 오염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뭔지. 이런 문제는 남녀 모두가 함께 풀수록 더 잘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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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여성과학자상을 받은 아다 요나트 박사와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는 각각 2009년 노벨 화학상과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앞서 2007년 수상자인 아미나 구리파킴은 올해 모리셔스 공화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로레알에게 과학은 혁신과 동의어다. 아예 처음부터 연구개발(R&D) 대신 ‘연구혁신(R&I)’이란 용어를 쓴다. 그룹은 매년 매출의 3~4%를 R&I에 투자하고 있으며 매년 500개 이상의 특허를 쏟아내고 있다. 처음 로레알을 접한 사람들이 ‘여기가 화장품회사인지 제약회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전세계 23개 연구소와 16개 테스트센터를 운영하는데 60개국에서 온 4009명의 연구원이 30개 전문 분야에서 연구 매진하고 있다. 특히 전체 연구원 중 여성 연구원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한국에는 지난 1999년 미국·프랑스·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테스트센터를 설립했다.

흥미로운 건 로레알에서 연구가 마케팅과 연동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로레알 본사 연구소에서 새로운 원료나 분자 등을 찾아내면, 세계에 퍼져있는 현지 연구소들이 지역마다 특정 인종의 피부와 머리카락에 맞는 형질에 적합한 성분을 또 한번 찾아낸다. 본사에선 이 결과들을 취합해 세계적으로 가장 시장성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동시에 지역에 특화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연구와 고객 수요를 파악하는 마케팅이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셈이다.

과학을 통한 혁신은 그룹의 전사적 목표인 ‘공유뷰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새롭게 개발된 제품의 46%는 재활용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거나 친환경적으로 제조된 원료로 만들어졌다. 또한 지난해엔 2005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2%, 물 소비량도 36%을 절감했다. 공장과 유통센터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23.1% 줄일 수 있었다. 아공 회장은 “새로운 성장 모델을 통해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선 기존의 사고 체계와는 전혀 다른 혁신적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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