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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의 오늘 미술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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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19-Ⅶ-71 #209, Oil on cotton, 253×202cm, 1971. [사진 서울옥션]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따온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는 나이 쉰에 자기 분야에서 성취한 것들을 남겨 두고 낯선 곳에서 새로 시작한 사내가 7년 만에 고국에 보낸 생존 신고였다.

서울대 교수(1948∼50), 홍익대 교수(1952∼55)와 학장(1959∼63)을 지낸 김환기는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가해 회화 부분 명예상을 수상한 1963년, 그대로 뉴욕에 눌러 앉는다. 백자, 새, 산과 달 등 그림 속 구상적 이미지를 완전히 걷어내고 대형 캔버스에 수행하듯 수만 개의 점을 찍는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 보내 대상을 수상한다. 어두운 밤하늘에 뜬 별을 닮은 남색 점 하나 하나에 장년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1970년대 한국 단색화가 재조명을 받으며 그 선구자로 김환기가 꼽히고 있다. 서울옥션은 5일 홍콩서 여는 경매에 김환기의 1971년도 점화 ‘19-Ⅶ-71 #209’를 내놓는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단색화’전에 출품된 작품으로, 지금껏 시장에 나온 김환기의 전면 점화 중 가장 큰 작품이다. 시작가 약 30억원으로, 낙찰될 경우 지금껏 해외에서 경매된 한국 현대미술품 중 최고가 기록을 세우게 된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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