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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증신석의(增信釋疑)의 미중관계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이한 금년의 유엔총회는 전 세계 160 여 개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외무장관이 대거 참석하였다. 워싱턴과 뉴욕은 유엔 총회 참석 차 방문한 정상들의 양자회담과 다자회담으로 바빴다. 나폴레옹전쟁 후 1815년에 열린 비엔나 회의를 연상시킨다. 당시 유럽의 기라성 같은 황제 군주 왕족 고위외교관이 비엔나에 모두 모였다.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은 없다“라는 말이 그 때 나왔다. 미국을 방문한 수많은 정상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국빈방문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
‘정묘전시 미묘대항(精妙展示 微妙對抗)’. 이것이 시 주석 미국방문의 키 워드다. ‘미국에게 중국의 역량을 요령 있게 잘 보여주고 맞설 것은 재치 있게 맞선다.’는 의미로 보인다. 협력과 대립의 균형이다.
시 주석은 미중 관계가 2 년 전 (2013.6) 캘리포니아 서니랜즈 방문 때와 상황이 다른 것을 알고 있다. 2년 전 중국의 경제는 잘 나갈 때였다. 지금은 ‘중국 탈출’ ‘중국 쓰나미가 세계 경제를 망친다’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시 주석은 치밀하게 준비하였다.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전승절의 열병식(군사 프레이드)을 통해 은근히 중국의 실력을 보여 주고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된 중국을 과시하였다. 그리고 마윈(馬雲) 회장 등 경제인을 대거 동행하여 협력관계를 보여주었다. ‘열려라! 참깨’ 한번 열린 알리바바의 동굴처럼 중국의 개혁 개방은 지속될 것임을 확신 시켜 주었다. 손가락으로 사람 인(人)자를 만들어 보이면서 미국의 협력을 주문하였다.
시 주석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인용하면서 중국은 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중국이 검열하지 않는 미드의 하나이다. 정치적 암투 속에 대통령이 된 언드우드의 친중적인 내용이 중국 시청자를 만족시켰기 때문인지 모른다.
시 주석은 이번에도 ‘추억(감성)외교’를 빠트리지 않았다. 시애틀 부근의 타코마 시의 고등학교를 찾았다. 타코마 시는 푸저우(福州)시와 자매 도시이다. 시 주석이 푸저우 시 당서기(시장) 시절 타코마 시의 링컨고등학교를 방문하였다. 시 주석은 이번에도 링컨고등학교를 찾아 미중간의 화해의 상징인 탁구공과 탁구대를 기증했다. 시 주석의 추억 외교는 미국 사람들에게 자신이 정(情 sentimentalism)이 깊은 남자로 인식시키는 공공외교이다.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노타이로 백악관 정원을 거닐었다. 미중관계의 주요 현안은 1)사이버 보안문제, 2) 난사(南沙)군도의 인공섬 문제 3) 인권문제 등으로 알려져 있다. 9월 25일 2 시간여의 정상회담을 끝난 후 사이버 보안문제는 공동으로 협력하고 남중국해의 난사군도의 인공섬 문제와 중국내 인권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21세기의 육지와 바다의 실크로드)를 통한 중국몽 실현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와의 충돌이 관심사이다. 미국이 구사하는, 중국을 에워 싼 거대한 초승달(Great Crescent) 전략에 대해 중국은 웨이치(圍棋 둘러싸기 게임)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키신저는 서양의 체스가 왕을 공격해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중국의 웨이치(바둑)는 전략적 포위를 통해 면적의 비교우위를 추구한다고 했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꾸준히 늘어가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굴기가 두드려 지자 미국은 냉전기에 조성했던 '허브와 스포크( Hub & Spoke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 아태 연안국을 부채 살처럼 양자 동맹으로 연결한 정책)'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만들고 있다.
한.미.일의 삼각동맹체제, 미.일.호주의 신남방 삼각체제, 여기에 인도까지 연결한 다이야몬드 협력체제로 중국의 도련선(島?線 Island Chain 섬을 사슬처럼 이은 해상 방위선)에 대응하는 미국판 도련선 형성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대륙국가로 대양해군을 갖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의 중요한 해양거점으로 북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동해바다에서도 격리되어 있다. 1860년 러시아와의 베이징 조약에 의거 연해주를 러시아에 할양해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해로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필요하다. 북한이 붕괴되더라도 중국은 북한의 동해안의 항구를 원할지 모른다.
남중국해에는 중동의 에너지 수송라인으로 미국의 함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Spratly Islands)의 바다를 매립하여 인공섬(공항)을 만든 것은 이러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난사군도는 침몰하지 않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될 수 있다.
중국이 글로벌 파워로서 세계 어느 곳이나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접근을 막아 둘 필요가 있다. 이것이 도련선 전략이다. 제1 도련선은 일본의 큐수 남단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서쪽을 잇는 선이고, 제2 도련선은 중국으로부터 2000km 밖의 해역인 괌 사이판 파푸아 뉴기니를 넘어 선다.
중국은 도련선을 통해 아태 지역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군의 접근을 억제하고 중국군의 활동영역을 단계 별로 넓힌다는 것이다. 이른 바 ‘접근거부(A2 Anti-Access)’와 ‘지역거부(AD Area Denial)’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종전과 같이 중국의 인공섬을 인정하지 않고 ‘접근자유(Freedom of Access)’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태평양을 미국의 호수(lake)로 생각하여 이를 침범하는 국가는 미국을 침범하는 것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20세기 초 러시아에 대해 러일전쟁으로 막았고 40년 후 일본에 대해 태평양전쟁으로 막았다. 지금은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미국방문을 ‘신뢰를 증진시키고 의심을 푸는 방문(增信釋疑之旅)’이라고 풀이하였다. 시 주석 등장 이후 미국 등 서방세계가 갖는 우려(의심)를 불식하고 신뢰를 높이는 노력이다. 시 주석은 ‘나라가 비록 강하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國雖强 好戰必亡)는 사기(史記) 구절을 인용하여 미중 양국이 ’투기티데스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세계경제가 어렵고 특히 신흥국 경제가 더욱 어려울 때 미중이 각자 도생하면 공멸하고 공존과 협력을 추구해야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본다. 이번 시 주석의 방미 성과의 하나로 미국의 지지를 얻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전망이 높다. 위안화가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와 함께 세계 기축통화가 되는 데 초석이 될 수 있다. 중국경제는 세계경제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다.
2013년 서니랜즈에서 시 주석이 제안한 신형대국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 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중국이 내 세운 주변의 동서남북을 동관(東管 점진적 대응과 관리) 서진(西進 적극 검토) 남개(南開 영향력 확대) 북화(北和 협력강화)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번 방미로 2014년 11월 베이징의 APEC 정상회담에 이어 대립위주의 미중관계보다는 협력위주의 미중관계에 방점을 찍는 새로운 도광양회(韜光養晦 재능을 밖으로 들어내지 않고 어둠에서 힘을 기름)의 전략을 보이는 것 같다. 미중 간에 서로 신뢰를 높이고 의심을 풀어 나가면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로 높아지고 있는 동북아의 긴장이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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