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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한국대사관 벽 헐다 덴마크 국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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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의 리셉션홀 벽. 덴마크 건축계의 거장 모겐스 라센의 작품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공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으며 덴마크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전망이다. [사진 주덴마크 한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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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겐스 라센(左), 르코르뷔지에(右)

공사 중 철거될 뻔한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의 리셉션홀 벽이 덴마크의 국가문화재 반열에 오르게 됐다.

수영장 뜯고 리셉션홀 지으려다
건축 거장 모겐스 라센 작품 발견
색은 르코르뷔지에가 입힌 걸작

 수도 코펜하겐의 외곽 마을인 샬롯데룬드에 있는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지난 3월 관저에 리셉션홀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영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용도변경하는 공사였다. 한데 벽을 가리고 있던 나무판을 뜯었을 때 특이한 모양의 구조물이 드러났다. 하얀 벽에 기하학적 모양의 네모난 구멍이 뚫렸고 독특한 색이 입혀져 있었다.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대사관 측은 관할 관청에 가서 설계도를 확인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설계도에 적힌 설계자는 덴마크의 건축가 모겐스 라센(1901~87), 벽에 색을 입힌 이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르코르뷔지에(1887~1965)였다. 두 사람 모두 20세기 건축계의 거장으로, 특히 라센의 작품 다수는 덴마크에서 국가 보물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사관은 벽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공사를 진행했다. 소문은 덴마크 정부에까지 번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30일 “덴마크 문화부에서 우리 쪽에 ‘이 구조물을 국가문화재로 등록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관리 권한을 우리 쪽이 갖는 조건으로 현재 문화재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센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디자인 회사 ‘바이 라센’도 이 벽을 주제로 사진 촬영 행사를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대사관은 지난달 26일 ‘덴마크판 상량식(上樑式)’도 했다. 원래 한국에서 상량식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면서 하는 의식이다. 하지만 대사관은 지붕 공사를 끝낸 뒤 옥상에서 한국과 덴마크 양국 국기를 나란히 게양하는 것으로 상량식을 치렀다. 공사 인부들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그간 공사 소음을 이해해줘 고맙다는 인사도 했다고 한다.

 마영삼 주덴마크 대사는 “덴마크에도 상량식과 비슷한 ‘라이스길르’라는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 음식 대접을 소홀히 하면 인부들이 몰래 지붕 밑에 구슬이 든 빈 깡통을 달아 밤새 시끄럽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우리 상량식 땐 소시지와 맥주는 물론 김치와 불고기까지 차려 푸짐하게 대접했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최근 공사를 마무리하고 리셉션홀의 문을 열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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