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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에 웃는 팀은? 와일드카드를 향한 경쟁 돌입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스트시즌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여기에 참가한 운영팀장은 8명이었다. 9위 LG와 10위 kt를 뺀 구단이 죄다 가을야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올해 신설된 와일드카드(wild card·5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제도와 치열한 5위 경쟁이 어우러진 결과다.

올해 프로야구는 29일 기준으로 총 관중 712만410명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이 아직 22경기 남아 있어 프로야구 역대 최다 관중(2012년 715만6157명) 경신이 확실해 보인다. 초여름만 해도 시즌 전 목표였던 800만 관중은커녕 700만도 어려워 보였다. 5월 말 발병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이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6월 3일 SK-kt전이 열린 수원구장을 찾은 야구팬은 올 시즌 최저인 2208명에 불과했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프로야구는 다시 뜨거워졌다. 7·8월 관중이 지난해보다 13% 이상 늘어났고, 지난달 말 600만 관중 돌파 후 1개월 만에 100만 명 이상의 팬들이 야구장으로 몰려들었다.

프로야구 흥행에 불을 붙인 건 5위, 즉 와일드카드 경쟁이었다. 삼성·NC·두산·넥센이 일찌감치 4강 구도를 굳힌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놓고 SK·KIA·한화·롯데가 치열하게 싸웠다. 네 팀은 거의 매일 순위를 바꿔가며 한 달 넘게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본래 카드게임에서 쓰는 용어로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패'를 뜻한다. 스포츠에서는 '자격이 없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되는 선수 또는 팀'을 의미한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와일드카드는 '흥행의 만능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KBO 이사회는 10개 구단 체제에서 5위 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와일드카드 제도를 신설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28개 팀으로 리그가 확대된 1994년 와일드카드를 만들었고, 2013년 와일드카드 팀을 리그당 2개로 늘려 10개 팀이 '가을야구'에 나선다. 12개 구단 체제인 일본도 2007년 클라이맥스 시리즈를 도입해 리그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KBO리그는 kt가 가세한 올해 '가을야구' 초대장을 4장에서 5장으로 늘렸다. 최초 안은 4·5위가 1.5경기차 이내일 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 '특정팀 밀어주기' 등 논란의 소지가 있어 승차에 상관없이 4·5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대신 4위에 1승을 먼저 부여하고, 5위는 원정 2연승을 해야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한편에서는 10개 팀 가운데 절반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가을야구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의견을 냈다. 8개 구단 체제였던 지난 93년부터 98년까지 6년 동안 3·4위 팀 승차가 3.5경기 이상이면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2·3위가 곧바로 맞붙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밀어주기 논란'이 있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시즌 중반에 4강이 사실상 결정됐다. 와일드카드가 없었다면 막판에 맥이 빠질 뻔 했다. 또 4·5위의 승차를 정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4위 넥센과 5위 SK는 8경기나 벌어져 있다.

『야구 경제학』을 쓴 이영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포츠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상품 가치가 올라간다. 순위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력 평준화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 계속되면서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5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팀 가운데 9월에 상승세를 탄 롯데를 제외한 3개 팀은 지난해보다 홈 관중이 크게 늘었다. 전반기까지 5위를 유지하며 꼴찌의 반란을 일으킨 한화는 지난해 관중(47만5125명)보다 36% 늘어난 64만5083명이 입장했다. SK도 지난해(77만5095명)보다 늘어난 82만9822명의 관중을 기록 중이다. KIA는 67만9118명이 입장해 역대 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은 '신(神)의 한 수'였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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