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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교황 탄원에도 내연남 시켜 남편살해한 여성 사형집행

미국 조지아주가 70년 만에 여성 사형수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미국 순방 중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감형 탄원을 했고, 사형제 폐지론자들의 시위가 이어졌지만 연방대법원이 형 집행유예 요청을 거부한 지 1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조지아주 잭슨주립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여성 사형수 켈리 기센다너(47)가 30일 오전 12시 21분(현지시간)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기센다너는 내연남 그레고리 오언을 시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997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76년 사형제도를 부활시킨 뒤 지금까지 사형에 처해진 여성은 기센다너를 포함해 16명뿐이다. 기센다너에 대한 사형집행은 올 2월 악천후로 한 번 연기됐고 3월에는 사형에 사용되는 독극물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돼 집행 수 시간 전에 취소됐다.

미국 내 사형 폐지론자들은 기센다너가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고, 내연남 오언이 종신형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기센다너의 감형을 주장해 왔다.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도 지난달 29일 교황을 대신해 ‘정의와 자비를 실현할 수 있는 다른 형벌로 대체해 달라’는 서한을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에 보냈다. 그러나 같은 날 기센다너의 변호인이 조지아주 대법원과 사면·가석방위원회에 낸 형 집행정지 요청이 잇따라 거부된 데 이어, 오후 11시 30분 연방대법원도 이를 거부하면서 형 집행절차가 진행됐다.

기센다너의 변호인 수전 케이시는 “기센다너가 사망한 남편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며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마지막 순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는 걸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서 여성 사형수에 대한 형이 집행된 것은 1945년 백인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된 흑인 여성 레나 베이커 이후 70년 만이다. 정당방위를 주장했던 레나 베이커는 백인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2005년 “베이커에 대한 감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끔찍한 실수였다”며 사후 사면을 결정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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