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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7명의 용의자 - 천안 다가구주택 살인

용의자는 모두 17명. 하지만 단서는 아직까지 전혀 없다. 30일로 사건 발생 7일째인데도 그렇다. 지난 24일 일어난 충남 천안시 다가구주택 주인 부부 살해사건 얘기다.

경찰은 1주일간 증거를 찾는 데 실패했다. 다가구주택 입주민 집과 근처를 깡그리 뒤졌으나 범행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집 안팎에 특별히 의심스러운 지문이나 발자국도 없었다고 한다.

직접적인 물증과는 별도로 경찰은 일단 17명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다가구주택 입주민 13명과 주인 부부의 두 아들, 그리고 음식배달원 두 명이다. 23일 오후 10시부터 24일 오전 10시25분 사이 다가구주택에 출입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잡힌 인물 전원이다. 23일 오후 10시는 숨진 부부의 자녀가 집에 찾아와 샴푸 같은 생활필수품을 놓고 간 시각이고, 24일 오전 10시 25분은 사건이 신고된 시각이다.

물론 범인이 CCTV에 잡히지 않는 방식으로 침입했을 수도 있다. 가스관 등을 타고 벽을 올라가 창문으로 들어갔을 경우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잠긴 창문엔 열린 흔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 건물은 주인집이 있는 4층까지 가스관을 타고 올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점으로 인해 범인은 CCTV에 잡히는 건물 출입구를 이용했고, 현관을 통해 주인 부부 집에 들어갔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디지털 도어록이 달린 현관문은 뜯긴 흔적이 없다. 경찰은 “집주인이 문을 열어줬다는 의미”라며 “때문에 범인은 집주인과 안면이 있는 면식범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일단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은 모두 살해된 주인 부부와 아는 사이다. 그래도 미스터리한 구석이 많다. 정황이 그렇다. 집 주인 부부 중 남편(63)은 거실에, 아내(59)는 작은 방에 쓰러져 있었다. 타일공으로 일하는 부부는 일 나가기 직전이었던 듯, 작업복 차림이었다. 남편은 한 차례, 아내는 두 차례 날이 얇은 흉기로 목을 찔렸다.

중부대 황문규(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흉기로 목을 찔렀다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라며 “원한 관계에 있더라도 두 사람을 한꺼번에 살해하기란 웬만한 대담함이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한 점은 저항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얼굴을 잘 아는 사이라도 흉기를 휘두르면 이를 막다가 손이나 팔에 상처가 생기게 마련인데 그런 게 없었다. 두 사람이 시간 차이를 두고 살해당했을 텐데도 “살려달라”는 등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는 주민도 없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면식범이 주인 부부에게 수면제 같은 약물을 몰래 먹여 쓰러뜨린 뒤 살해하는 것 등이다. 살해된 주인 부부가 약물을 먹었는지 여부는 현재 국과수가 분석 중이다. 결과는 약 2주일 뒤에 나온다.

경찰은 한편에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귀중품이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한이나 금전거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실마리가 없을지, 주인 부부의 통화 내역과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 중이다. 결과는 빠르면 30일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천안=신진호·강태우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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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