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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 “의원들 편하게 공천 받아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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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호

필자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지만 대구 민심을 하나로 요약하는 건 쉽지 않다. 대구 민심이라는 것은 ‘외지인’들에게는 장막에 갇혀서 보이지 않고, 내부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해서 보이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추석 대구에서 접한 민심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에 가까웠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대구 경북이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게 허울만 좋지 뭐가 남았노? 대구가 이제는 제3의 도시도 아니고 인천이나 울산보다 영 못한기라.” 과거 방직공장을 운영하다 현재 신천시장에서 식당업을 하는 심모(68)씨의 말이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년째 16개 시·도 중에서 최하위권이란 사실은 심씨의 말을 뒷받침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분노가 박 대통령에게 직결되진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지역 정치인들의 무능,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여당 의원들이 정치적 질타의 대상이었다. “편하이(편하게) 공천 받아갖고 지역구에 잘 오는 것도 아이고, 주말 TV토론에 얼굴도 한 번 못 비치는데 그기 무슨 국회의원입니꺼. 무능합니더.” 금융사에 다니는 김홍재(46)씨는 지역주의가 심한 곳일수록 의원들의 자질이 떨어지고 대구는 그중 가장 심하다고 여겼다. 대구의 정치적 왜소화는 이런 무경쟁의 산물이며, 이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과 박 대통령의 관계도 대구 시민들은 이런 차원에서 이해했다. 택시 운전사 최기정(57)씨는 “유 의원이 누구 덕에 국회의원이 됐노. 그런데 대통령한테 반기를 들어? 그기 바로 분열의 정치 아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의원 같은 자원을 어떻게 더 키울지에 대해선 답하지 못했다. 최씨뿐 아니라 대구에서 만난 상당수 시민은 심정적으로 대통령 편이지만 "유 의원만한 사람 키우기는 쉽나”라며 지역인재로서 유 의원의 가치와 ‘정치적 후속세대’를 키워야 할 필요 사이에서 고민했다.

 지역인재론의 맥락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에 대한 여론은 매우 동정적이었다. 훌륭한 지역의 인재라는 것, 그리고 ‘무소속’으로 나오면 당장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거의 모든 이가 공통적으로 한 말이었다.

박원호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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