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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화·공존·통일 향해 이젠 한·중·일 시민이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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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27일 북·중 접경 답사길에 백두산 천지에 올라 기념촬영을 한 ‘평화 오디세이 2015’ 참가자들. 동북아 정세와 남북 통일 방안 등을 주제로 세 차례 세미나를 열고 토론을 벌인 끝에 ‘평화·공존·통일을 위한 시민제안’을 29일 채택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6월 22~27일 북·중 국경 1400㎞를 답사하며 통일의 청사진을 구상한 ‘평화 오디세이 2015’에 참가한 지성 37명이 29일 ‘평화·공존·통일을 위한 시민 제안’을 채택했다.

이들은 “분단에서 평화·공존과 통일로 가는 길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 평화적 대북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풍요와 군사적 위기가 겹친 ‘아시아 패러독스’의 모순이 중첩된 나라가 한국”이라며 “평화와 번영을 향한 인류의 꿈을 앞장서 실행하는 매력국가를 만드는 것이 아시아 패러독스를 해소하고 평화·공존·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제언했다. 이들은 “그러려면 과거에 집착했던 ‘국민적 적대감’에서 ‘시민적 화합’으로의 의식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평화·공존·통일을 위한 역사적 과업을 각국 정부에만 맡겨 두지 말고 동북아 시민들이 힘찬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평화·공존·통일을 위한 시민적 과제로 ▶합의에 따른 평화통일 추진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를 전제로 한 5·24조치의 발전적 해제 등 10가지를 채택했다.

강찬호 논설위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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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5년은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분단과 함께 민족 상쟁과 이산의 아픔을 안고 70년을 지냈다. 고난의 세월이었고, 희망과 기적의 세월이기도 했다. 한국은 간난의 시간을 딛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며, 약소국에서 중견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평화와 민족통일을 한시도 잊지 않은 채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아직 한반도가 하나 되는 꿈을 이루지 못한 엄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평화통일은 민족의 염원이다. 분단은 국제적 냉전질서에 의해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이자 우리 민족이 자초한 실책이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강대국은 냉정한 세(勢)대결의 본질을 바꾸지 않고 있기에 분단에서 평화·공존과 통일로 가는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깨달음이다. 남북관계는 때로 화해와 협력적 무드를 창출하기도 했지만, 군사력 대치를 근간으로 ‘긴장된 평화’를 유지 존속해 왔다.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 평화적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동북아에는 미·중·일의 꿈과 이해의 충돌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중·일은 세계경제의 5분의 1을 점할 만큼 경제적 비중이 높은 지역이며, 향후 세계경제를 끌어갈 활력과 창의력을 만들어낼 지역이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군사력의 60%가 집중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제적 풍요와 군사적 위기가 겹쳐 있는 ‘아시아 패러독스’의 모순이 중첩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최근 동북아시아에서 발흥하고 있는 신민족주의는 아시아 패러독스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념이라 할 것이다. 중국은 ‘중국몽’의 실현을 세계 만방에 고하고 있고, 일본은 평화헌법의 수정을 통해 전쟁 수행이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은 엇갈리는 강대국의 이해관계에서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우리 앞에 놓인 최대의 역사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각오를 새로이 다져야 하는 시점이다.

 오늘날 한국은 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될 만한 역량과 지혜를 겸비한 국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한반도에 작용하는 강대국의 역학을 주체적으로 활용할 조건과 위상을 강화해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 아시아 패러독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하는 주역이 한국이라는 각오, 그리하여 평화와 번영을 향한 인류의 꿈을 앞장서 실행하는 매력국가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평화·공존·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북대결과 군사적 대치와 같은 낡은 이념의 덫을 걷어 버리고 이제 한반도가 하나 되는 광복 100주년을 향한 대로(大路)를 개척해야 한다.

 평화·공존·통일에는 과거에 우리가 집착했던 ‘국민적 적대감’이 아니라 ‘시민적 화합’이라는 의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시민의식의 요체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 화해와 협력에 의한 ‘공존’, 그리고 상호신뢰다. 남북한 주민이 한반도에서 한 시대를 같이 살고 있다는 시민의식이야말로 동족애를 넘어 인류애로 나갈 수 있는 정신적 가교이자 동북아시아 위기를 조장하는 민족주의의 폐해를 완화할 해독제이기도 하다. 동북아시아의 시민의식과 시민적 연대가 중요해진 이유다. 평화·공존·통일을 위한 역사적 과업과 문명사적 사명을 각국 정부와 정치권에만 맡겨 두지 말고 시민 스스로 나서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이제는 시민이다. 동북아시아의 시민이 나서야 한다. 시민적 문화교류와 화해 협력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평화·공존·통일은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평화 오디세이 2015 참가자 37명 명단(가나다순)

▶강원택 서울대 교수 ▶고은 시인·단국대 석좌교수 ▶김훈 소설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병연 서울대 교수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김종민 한국콘텐츠공제조합 이사장·전 문화관광부 장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문정인 연세대 교수 ▶박명규 서울대 교수·통일평화연구원장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전 주유엔대사 ▶박재창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백영철 한반도포럼 이사장 ▶사공일 중앙일보 고문·전 재무부 장관 ▶송민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교수 ▶신각수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소장·전 주일본대사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전 문화부 장관 ▶이연호 연세대 교수 ▶이인호 KBS 이사장·전 주러시아대사 ▶이종화 고려대 교수·아세아문제연구소장 ▶이태식 연세대 석좌교수·전 주미국대사 ▶이홍구 중앙일보 고문·전 국무총리 ▶임혁백 고려대 교수 ▶장훈 중앙대 교수 ▶장사익 음악인·유니세프 친선대사 ▶정남식 연세대 의무부총장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자부 장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전 주중대사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전 통일부 차관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전 한국경제연구원장 ▶한비야 국제구호전문가·세계시민학교 교장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평화 오디세이 2015 =전직 총리와 장·차관, 국회의원, 교수·언론인, 의사·예술인 등 우리 사회 대표적 지성 31명이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아 6월 22~27일 5박6일간 압록강·백두산·두만강으로 이어지는 북한·중국 접경 1400㎞를 답파했다. 6명은 서울에서 열린 3차 토론회에 참가했다. 통일한국의 국경이 될 북·중 접경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며 평화와 통일의 비전을 구상한 초유의 여정이었다. 참석자들은 일정 내내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①남북관계 개선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고 ②그 주체는 우리(한국)일 수밖에 없으며 ③지금 바로 그 노력을 개시해야 한다는 3대 원칙에 합의했다.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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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