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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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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천상의 기도가 빛난다. 천성산 대성늪에 생명의 힘이 빛난다. 산다는 건 어떤 불의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라는 시인의 신념이 봄볕 가득한 유백의 알로 빛난다. 이와 같이 생태주의 시는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생명의 본질과 가치를 시적 상상력으로 구현해낸다.

 이 작품은 개발이냐, 환경이냐의 문제로 첨예하게 맞서 일명 ‘도롱뇽 소송’으로 유명해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대구-부산 구간의 제2단계 공사에서 경남 양산에 위치한 천성산을 관통하는 ‘원효터널’ 발파공사로 인해 20여 개의 고산늪지와 꼬리치레도롱뇽을 비롯한 30여 종의 희귀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파괴되고 수맥이 고갈될 것이라는 반대 주장이 거셌다. 내원사 비구니 지율스님의 100일 간의 단식과 2년6개월 간의 소송으로 여러 차례 중단되었던 터널공사는 6개월이나 지연되었다.

 그러나 ‘산이 무너지고 터널이 지나가’도, ‘무성한 탁상공론’도, ‘통설’도 그 어떤 것도 ‘무량한 저 생명들’의 놀라운 힘 앞에선 전혀 아무런 걸림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통설을 깨트려서 세상의 귀 열어놓는’ 시인은 ‘에둘러 제 터를 찾아와 목숨 끈을 잇는’ 경이로운 섭리 앞에서 가슴 벅찬 생명의 송가를 부를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리고 또한 시인은 그 생명의 송가 울려 퍼지는 ‘대성늪’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들여놓고, 어떤 편견이나 고정관념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고유의 율격과 정한의 힘으로 유구히 살아 약동하는 생명체 ‘봄볕 가득한 유백의 알’인 시조의 숨결을 뜨겁게 느껴보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박권숙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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