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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백일장] 9월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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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역’에 빗댄 선명한 9월
형식 운용하는 능력 돋보여


이달의 심사평

중앙시조백일장 연말 결전이 다가오면서 응모작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응모작 수에 비해 좋은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시조는 종장에서의 사유와 시조적 율격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입상작으로 마지막까지 논의됐던 정진희·정미경씨 작품의 경우 시상 전개는 돋보였으나 4음보 율격에서 벗어나거나 ‘3-3-3-3’과 같은 음절 구성을 드러내 시조 형식 운용에 대한 공부가 미흡함을 노출시켜 제외됐다. 시조는 안정된 4음보 속에서 ‘3-4’ 또는 ‘3-5’와 같은 음절 변화를 통해 긴장미와 율격미를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달의 장원은 정지윤님의 ‘구월’이다. 계절이 9월이라서 뽑은 것은 아니다. 보내온 4편의 작품이 단수에서 다섯 수의 작품까지 수준 높은 형식 운용 능력을 보여주었고 내용적으로도 ‘구월’을 ‘환승역’에 빗대어 선명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첫 수 종장의 ‘출렁이며 퍼덕’이는 동적 이미지는 둘째 수 종장에서 ‘체온이 낮은 마을로 그리움을 옮긴다’로 차분히 가라앉혀 새로운 계절로의 전환을 잘 이미지화했다.

 차상은 이남성의 ‘진실로 듣고 싶은’을 뽑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진실로 듣고 싶은 말은 일본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비는 것임을 이 시조는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눈물도 흘릴 수 없어 입 다문 하늘 이고’ 살아온 할머니들에게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차하는 최인숙의 ‘주말 부부’다. 이 작품은 주말 부부를 ‘새’로 이미지화한 것인데, 단수이지만 독자들에게 애틋한 정서를 안겨준다. 다시 강조하지만 4수, 5수의 긴 작품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3수 이내로 시상을 압축하는 절제력을 발휘해야 시적 긴장도 높은 명품의 시조를 빚을 수 있음을 다시 새겼으면 한다.

심사위원 : 권갑하·박명숙 (대표집필 권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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