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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군인체육대회 D-2] 1㎞ 상공서 50원 동전 크기에 착지해야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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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북 포항 해병 1사단의 3600피트(약 1㎞) 상공. 전쟁영화 속 특수부대가 적진에 침투하는 모습이 재현됐다. 블랙호크 헬리콥터(UH-60)에서 대한민국 군인이 뛰어내려 태극기 색깔의 삼색(빨강·파랑·검정) 낙하산을 펼쳤다. 그리고는 50원짜리 동전 크기(지름 약 2㎝)의 목표지점을 향해 강하했다.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문경 등 경북 8개 시·군에서 열리는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군인들의 막바지 훈련 장면이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 군인들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시작됐다. 1948년 프랑스·덴마크·베네룩스 3국 등 5개국이 모여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를 출범했고, 94년까지 개별종목 대회를 치르다 95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현재는 올림픽과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국제 종합 스포츠 이벤트가 됐다.

올해 대회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에서 열려 의미가 더 크다. 역대 최다인 120여개국 7300여명이 참가한다. 축구·농구·골프·사격·태권도 등 일반종목 19개와 전투기술을 스포츠로 승화한 군사종목 5개가 열린다. 한국은 금메달 25~30개를 따내 종합 3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대회에서 볼 수 없는 5개 군사종목(고공강하·육군5종·해군5종·공군5종·오리엔티어링)이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즐기는 포인트다. 특히 고공강하는 한국의 특전사처럼 각국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정예군인들이 출전한다. 공중에서 기절하거나 낙하산을 펴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미국 남자 선수 한 명이 대회 준비 중 사망해 미국은 여자팀만 참가한다. 풍속 14노트(7.2m/s) 이상이면 경기가 중단된다. 다음달 3일부터 7일간 정밀강하·상호활동·스타일의 세 가지 세부종목에 걸린 금메달 12개를 놓고 33개국 213명이 겨룬다.

정밀강하는 고도 3600피트 상공의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려 착지의 정확성을 겨루는 종목이다. 지름 2㎝인 전자표적 안에 뒤꿈치가 정확히 닿으면 전광판에 0점이 기록되고, 원에서 1㎝ 멀어질수록 1점씩 더 받는다. 총점이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상호활동은 선수 4명과 카메라맨 1명이 팀을 이룬다. 고도 1만1000피트(약 3.3㎞) 상공의 헬리콥터에서 네 명의 선수가 뛰어내려 35초 동안 5개 동작대형(추첨으로 결정)을 반복수행한다. 동작대형은 총 24개(자유대형 16개·블록대형 8개)로 구성됐다. 착지 후 카메라맨이 촬영한 영상을 확인해 1개 대형에 1포인트씩 점수를 준다.

스타일은 고도 7200피트(약 2.1㎞) 상공 헬리콥터에서 한 명이 뛰어내려 1개 시리즈(좌회전→우회전→뒤돌기)를 얼마나 빨리 2회 반복하느냐를 겨룬다. 남자는 9초, 여자는 11초 안에 동작을 마쳐야 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고공강하 대회에서 독일·체코·오만이 정밀강하 남자부 1~3위에 올랐다. 한 독일 선수는 다섯 차례 정밀강하에서 0,0,0,1,1점을 기록하는 신기(神技)를 과시했다. 여자부에서는 러시아·북한·중국이 1~3위를 차지했다. 상호활동 남자부에서는 벨기에·카타르·스페인이 1~3위에 올랐고, 한국은 15위를 기록했다. 여자부에선 미국·프랑스·중국이 1~3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9위였다.

한국의 고공강하 팀장인 양문섭 소령은 “지난 1년간 거의 매일 9시간씩 훈련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 정신으로 도전하겠다. 대한민국 특전사의 강인함을 전 세계에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경력 20년차인 남자팀 김임수 원사는 “생명을 걸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하루에 최대 12번씩 낙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팀 김미란 상사는 “처음에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알리지 않았다. 어머니가 훈련장면을 보신 뒤 ‘국가를 위한 일이니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 밖에 군사종목으로 수류탄 모형 투척 등이 포함된 육군5종, 인명구조 수영 등이 포함된 해군5종, 주최국 조종사가 모는 항공기에 동승해 항법사로서의 능력을 측정하는 공군5종, 지도와 나침반을 갖고 출발점부터 도착지까지 정확하고 빨리 도착하는 오리엔티어링이 있다.

포항=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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