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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기관총 탄피도 걸러내지 못한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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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사회부문 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출국심사를 받던 스웨덴 국적 여행객 R(34)의 캐리어에서 10㎝가 넘는 기관총 탄피가 발견됐다. R은 지난 4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공항과 세관 등에선 탄피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그가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출국할 때가 돼서야 검색대에서 발견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의 탄피는 일명 ‘캘리버 50’으로 불리는 M2 중기관총에 사용되는 탄이었다. 이 총은 구경이 0.5인치(12.7㎜)나 돼 장갑차량과 비행기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R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사격장에서 사격을 하고 기념품으로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다행히 이미 사용된 탄이어서 위험성은 없었다. 문제는 그가 입국 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사용한 탄피도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 인천공항 측은 “비행 중 위협이 될 수 있는 물건은 출국 때 철저히 확인하지만 입국 과정에선 특이사항을 미리 알고 있지 않는 한 걸러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 역시 “탄피를 들고 입국한 외국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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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인 R이 소지하고 있던 M2 중기관총 탄피. 탄두를 제외한 길이가 10㎝가 넘는다. [사진 강남경찰서]


 위험 물건은 항공기에 오르는 출국 단계에서 걸러지는 게 일반적이다. R의 경우도 탄피를 발견하지 못한 미국 공항에 1차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입국장인 인천공항의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도심공항터미널 관계자는 “입국할 때 10㎝가 넘는 크기의 위험 물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인천공항의 허술한 보안상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항공 보안 불시평가에서 모의 폭발물과 은닉 칼 등을 적발하지 못했다. 또 해마다 300건 이상 보안출입증이 분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보안도 취약하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에 대한 해킹 시도는 45회에서 216회로 늘었지만 해킹 전담인력은 4명뿐이었다. 지난 2월 감사원은 인천공항 ‘운항정보관리시스템’이 해킹당했고, 승객 113만 명의 여권정보도 암호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은 올해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보안 측면에선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공항이라고 말하기 민망해진다. 10㎝가 넘는 탄피 하나 걸러내지 못한 공항이 그보다 더 위험한 물건의 반입을 막아낼 수 있을까. 입국이란 이유로 소홀히 하지 말고 보안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보안이 뚫리면 ‘세계 1위’라는 명성도 순식간에 무너진다.

윤정민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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