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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비 꿈틀? 한국 경제 봄날은 아직 멀었다

올 추석에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팔린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많았다. 각 업체에 따르면 백화점은 4.2~10.2%, 대형마트는 0.7~3.4%가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수퍼와 농축산물 매장 판매도 각각 12.5%와 13.8% 늘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국산 자동차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103을 기록했다. 석 달째 오름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는 의미다.

 미약하고 조심스럽지만 소비가 꿈틀거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경기가 소비·서비스 등 내수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백화점·마트 매출이 좀 늘었다고 경기가 본격 회복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총력전을 펼친 ‘반짝 효과’일 수도 있다. 민간 소비는 지난 2분기 0.2% 뒷걸음질 치면서 구조적 부진에 빠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만성질환이 약 한 번 썼다고 완치되기는 어렵다.

 소비 불씨를 살리려면 단기 처방은 물론 치밀하고 적극적인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는 나름 의미가 있다. 이 행사엔 2주간 백화점·마트 등 2만7000여 개 점포가 참여한다. 할인율이 50~70%다. 규모·내용 면에서 사상 최대다. 어떻게든 소비자의 지갑을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런 반짝 행사로 만족해선 안 된다.

 소비는 국민의 지갑과 마음이 모두 풍요로워야 살아난다. 미친 전셋값, 노후 불안, 치솟는 청년실업률을 놔두고는 소비를 살릴 수 없다. 가계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는 정공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노동개혁의 입법화를 서둘러 청년취업 기회를 늘리고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뼈를 깎는 구조개혁 없이 내수·수출의 이중 불황을 극복할 방법은 없다. 미약한 회복 신호가 나타났지만 한국 경제의 봄날을 얘기하기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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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