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아마존의 빅데이터 인사관리

‘과학적 관리(scientific management)’는 한 세기 전 미국인 엔지니어 FW 테일러가 개발해 보급한 개념이다. 효율성과 생산성이 핵심을 이룬다. 테일러는 제조공정을 해부해 쉽게 반복 가능한 단위로 세분화할 수 있다는 통찰을 얻었다. 아담 스미스의 정신과 그가 내세운 분업 이론을 산업화 시대에 맞게 확대한 버전이었다. 시간과 동작을 주도면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필수 요소로 간주했다. 클립보드, 스톱워치, 그리고 초창기 경영 컨설턴트는 이 같은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직원의 움직임을 일일이 측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경영 효율성 높여

효율성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법이 도를 넘으면 기업의 생산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 숙달되고 교육받은 직원들은 단순 반복적인 기본작업 외에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총명한 직원이 정말 가치 있는 작업을 수행하려면 어느 정도 자율성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줘야 한다. 대다수 창의적인 (그리고 성공적인) 기업들이 테일러의 초보적인 과학적 관리에서 좀 더 성숙한 방식으로 진일보한 까닭이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직원 움직임의 현미경 측정과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유지한다. 말 그대로 발걸음 하나하나 감시당하는 대상은 창고에서 상품을 꺼내오고 운반하는 직원뿐이 아니다. 관리자들도 종종 거의 상시적으로 출동 대기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시간대나 개인 집안사정은 고려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아마존 관련 기사에서 냉혹한 상사들 그리고 잔인하고 몰인정한 문화를 보여주는 살풍경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회사는 승승장구한다! 아마존엔 없는 물건이 거의 없고 모두 신속하게 배달된다. 아직 사실상 흑자를 올리지 못하지만 증시에서 시가총액의 챔피언이다(지난 분기에 이례적으로 9200만 달러의 작은 이익을 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래도 주가가 500달러를 웃돌고 연간 매출액이 1000억 달러를 바라본다. 시가총액은 2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런 것들이 고민이라면 대다수 기업이 꿈꾸는 행복한 고민이다.

이미지 측면에서도 최근의 논란이 아마존에 그렇게 커다란 타격을 입힌 것 같지는 않다. 기업 이미지 모니터 업체 알바가 실시한 조사 결과가 그 증거다. 아마존의 탈세 논란이나 서비스 표준에 관한 우려가 작업장 관련 뉴스보다 그들의 평판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음을 말해준다.

“언론매체에서 아마존을 강력히 비판해 왔지만 데이터를 보면 그것이 대다수 투자자나 소비자를 움직여 그 회사와의 관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알바는 분석했다. 더 큰 위험은 현재의 직원과 미래의 직원에게 잠재한다.

“취업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아마존에 대한 평가 동향을 보면 얼마 전 ‘탈세’ 기간을 전후해 직원 만족도가 급락한 이후 지난 며칠 사이 계속적으로 더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인다”고 알바는 밝혔다. “직원이 ‘친구에게 추천’하는 비율도 업계 바닥 수준인 63%다. 구글의 92%, 페이스북의 88%, 마이크로소프트의 81%에 크게 뒤떨어진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회사를 떠나야겠다고 결정하는 핵심 인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회사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일정부분 아마존이 고참 사원들에게 상당히 후한 급여를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뉴욕타임스 기사에 신속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측면의 약점을 아마존이 잘 알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작업장에서의 근로환경에 관한 우려를 가라앉히기에는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

베조스 CEO와 그의 회사는 항상 “전력을 다해 왔다.” 아마존은 한 순간도 느슨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혁신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고 혁신적인 접근방식을 구사한다. 모든 사람에게 활발한 피드백을 유도하며 ‘도전’을 권장한다. 이 방식은 그들 또는 적어도 회사에 남는 길을 택하는 고참 직원들에게 주효한다. 그러나 전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은 아닐지도 모른다. 베조스 CEO도 직원(그리고 전 세계)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그런 점을 인정한 듯하다.

데이터가 도처에 널려 있다. 뛰어난 관리자는 그것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업을 더 효과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이끌어나가려 할 것이다. 연간 단위의 평가는 요구되는 변화 속도를 독려하기엔 너무 느리다. 하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헤드헌팅 업체 콘 페리의 마이클 디스테파노 최고마케팅책임자는 경영관리의 미래에 관해 온라인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이렇게 관측했다.

“내가 그리는 이상향은 우리 모두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하루 수백 명의 직원에게 다양한 단계의 몰입 수준에 관해 묻는 설문조사(pulse survey)를 보내는 세상이다. ‘여기 있는 4개의 이모티콘 중 어떤 것이 일에 관한 자신의 느낌을 가장 잘 나타내는가?’ 그 데이터는 계기판으로 전송된다. CEO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태블릿을 손에 집어 들고 계기판에 연결해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확인한 뒤 그에 따라 지시를 내린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약간 어처구니없고 썰렁한 소리로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방식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베조스 CEO에게 이력서를 보내 볼 만하다.

글=스테판 스턴 뉴스위크 기자 
번역=차진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