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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리 찾아 삼만리 1인 멀티잡 시대 왔다

[뉴스위크]

월급 받는 회사원 점차 사라지고 공유·임시직·비정규직 경제 도래 ... 불안정한 고용으로 근로자 지위에 관한 새로운 기준 마련돼야

지난 9월 7일은 미국의 노동절이었다. 하지만 미국 노동자의 소득은 갈수록 불안정해간다. 다음주 심지어 내일 소득을 얼마나 올릴지 모른다. 독립 계약 근로자, 임시직 근로자, 자영업자, 파트타임 근로자, 프리랜서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공유’ 경제, ‘임시직(gig)’ 경제, 또는 더 평범하게 ‘비정규(irregular)’ 경제에서 이 같은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활발히 이뤄진다. 어떻게 부르든 결과는 똑같다. 소득이나 시간이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100여년래 최대의 변화다. 그와 같은 변화는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5년 뒤에는 미국 노동력의 40% 이상, 10년 뒤에는 대다수의 일자리가 불확실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 조직에 소속된 ‘인재’ 자원은 상대적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회사 특유의 경쟁적 강점을 담당하는 혁신가와 전략가들 말이다. 나머지는 모두 대체 가능한 요소가 돼간다. 오로지 신뢰성과 낮은 비용 때문에 찾는 자원이다.

요즘엔 고도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누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생산품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 근로자의 신뢰도는 경험률(experience ratings, 경험 통계상의 위험에 기초한 평가법)로 측정 가능하다. 계약·대금청구·결제·세금 등 모든 계약은 소프트웨어가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 덕분에 기업체의 대처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소비자 기호, 전반적인 수요와 기술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그와 같은 변화에 따르는 위험은 모두 근로자에게 전가된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기자, 우버(택시 호출 서비스) 기사, 속기사, 어린이집 교사, 태스크래빗(TaskRabbit,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 요원, 미용사, 배관공, 에어비앤비(빈집 공유) 회원, 겸임교수 또는 계약 간호사 등 어떤 직업인이든 갈수록 독립적으로 일하게 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받는 보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자신의 가치에 좌우된다. 전통 노동시장에선 본봉과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가 있었다. 그것을 인력 즉석경매 시장이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대기업조차 즉석 경매 네트워크로 변해 간다. 아마존의 인사관리 알고리즘(26쪽 참조)은 직원의 기여도를 정확히 평가해 보수를 지급한다. 아이맥과 아이폰을 설계·제작·판매하는 근로자 100만 명 중 애플이 직접 고용하는 인원은 10%도 안 된다.

이 같은 대규모의 위험 이전이 반드시 낮은 보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약 근로자가 받는 통상 임금은 시간 당 18달러 선이다. ‘직원’으로 받는 급여와 맞먹는다. 우버와 기타 차량공유 운전자의 소득은 시간 당 25달러 정도다. 일반 택시 기사 수입의 2배가 넘는다.

문제는 근로자의 소득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수요감소, 또는 소비자 기호의 갑작스런 변화 또는 개인적인 부상이나 질병으로 기초 생활비 조달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눈앞에 보일 때 무엇이든 일거리를 잡아야 한다. 아침과 저녁에 마이카 동승(ride-shares) 서비스를 하고, 주중에 임시직 일을 하고, 주말에는 프리랜서 일감을 받고, 틈틈이 아마존의 ‘메카니컬 터크’(Mechanical Turk, 온라인 인력시장 서비스)나 태스크래빗 일을 한다.

미국인이 그렇게 일을 많이 하는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인의 근로시간은 다른 어느 선진국 국민보다 길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근로자 중 약 4분의 1이 장차 충분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10년 전의 15%에서 10%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불규칙한 근로시간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사 결과 10년 동안 불규칙한 형태의 근로를 한 사람은 규칙적으로 일한 사람에 비해 평균 6.5년의 노화에 상당하는 인지저하를 겪었다.

그와 같은 불확실성은 가족에게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업무 일정이 예측 불가능하거나 낮에 일하는 표준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업무를 보는 부모의 자녀들은 인지능력이 낮고 행동에 더 큰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온갖 이유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업무형태의 급증은 실업과 소득 등의 기존 경제척도를 미국인이 실제 체감하는 수준보다 훨씬 양호해 보이게 만든다. 이는 또한 최저임금, 근로자 안전, 육아·간병 휴가, 병가 그리고 잔업 같은 상당수 노동 보호 장치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분명한 ‘고용주’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이유에서 고용주가 지원하는 보험이 없어진다. 사회보장, 산재보험, 실업보험, 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고용주 지원 건강보험 등이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이 ‘피고용자(employees)’를 ‘독립 계약 근로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잘못 분류했느냐를 둘러싸고 소송이 빗발친다. 그에 따라 기준과 정의가 양산되고 있다.

그보다는 더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계약 근로자, 의뢰인, 고객, 대행사, 또는 중개사 등 누가 됐든 근로자의 소득 중 절반 이상을 지불하거나 또는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제공받을 때는 피고용자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모든 노동보호(labor protections)와 보험을 책임져야 한다.

필경 그 책임을 지는 당사자는 비용과 위험을 자신들의 의뢰인·고객·사주·투자자와 분담할 것이다. 그것이 진짜 지향하는 바다. 개인이 짊어지는 위험부담을 덜어내 가능한 한 널리 분산시키는 것이다. 더욱이 사람들이 삶의 확실성을 어느 정도 되찾으려면 실업보험(unemployment insurance)에서 탈피해 소득 보험(income insurance)을 추구해야 한다.

예컨대 월 소득이 크게 줄어 앞서 5년 동안 몸담았던 모든 일자리에서 받은 평균 월급의 절반도 안 된다고 치자. 한 가지 형태의 소득보험에선 최장 1년간 자동적으로 차액의 절반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최저 기본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좀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주제다.

1928년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100년 뒤의 세계를 내다봤다. 그러니까 2028년에는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 모든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돈벌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간이 창조된 이후 처음으로 진정한 그리고 영구불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당면한 경제 문제로부터의 자유를 어떻게 활용하고, 과학과 복리의 금리가 가져다 주는 여가를 어떻게 활용해 현명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느냐는 문제다.”

케인즈가 예언한 해가 되려면 아직 13년 남았다. 하지만 우리는 엄밀히 말해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인은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한다. 기술발전 문제에 관해서는 케인즈의 예측이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배달 대행 무인기, 아침에 커피를 끓여 주고 잠자리를 정돈해 주는 로봇의 시대가 곧 열리려는 참이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큰 문제를 간과했다. 이들 경이로운 노동절약형 혁신에서 얻은 수확을 어떻게 재분배하느냐, 그래서 그것이 제공하는 여가시간을 향유할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점이다. 그런 메커니즘이 없으면 우리 대다수는 더 뼈빠지게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술로 인해 줄어드는 소득을 메워야 할 테니까 말이다.

그런 기술이 지식 근로자까지 대체하고 있다. 요즘 대학 졸업장을 갖고도 손에 들어오는 임금과 경제적 파이가 꾸준히 증가하지 않는 한 가지 큰 이유다. 2000년 이후 대다수 대졸자의 소득이 거의 또는 전혀 증가하지 않고 있다.

20세기 내내 세계를 지배한 경제모델은 다수에 의한 대량소비를 목표로 하는 다수에 의한 대량생산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맹렬히 추구하는 모델은 구매력 있는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소수에 의한 무한 생산이다.

근로자 대(對) 고객 비율은 이미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왓츠앱 직원 55명이 4억5000만 명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갈수록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될 때 그 결실은 어느 때보다 소수의 경영자와 소유주-투자자 집단에게로 돌아간다. 왓츠앱의 젊은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잰 코엄은 그 거래로 68억 달러를 손에 넣었다.

그에 따라 나머지 사람들에겐 고소득 일자리가 줄고 생산되는 제품을 구매할 능력도 떨어진다. 경제 시스템에서 소득 낮은 개인 서비스 업종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소수의 억만장자 경영자와 소유주-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사들일 만한 구매력을 갖춘 잠재 소비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1% 억만장자의 소득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 그들의 소득을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 재분배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이 정치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들은 소득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외국으로 빠져나가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대신 온갖 혁신기술을 보호해주는 특허권과 상표권을 들여다 보자. 이 신발명 기술들은 그와 같은 정부 보호제도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특허권 보호 기간이 현재의 20년이 아니라 3년뿐이라고 가정해 보자. 왓츠앱의 가치가 190억 달러가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한다. 3년 뒤에는 모바일 메시지 기술을 누구든지 공짜로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특허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정부가 보호하는 모든 특허권과 상표권에서 나오는 이익의 일부를 모든 시민에게 분배하는 방법은 어떨까? 그런 보호를 받는 데 대한 하나의 조건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18개월째부터 그런 모든 이익의 20%를 모든 시민에게 균등 배분한다고 하자. 이는 사실상 모든 사람의 최저 기본소득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만한 돈이면 모두에게 최저한의 품위를 지키는 생활수준을 보장하기에 충분할 듯하다. 노동의 필요성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첨단기기를 구입하는 자금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최저 기본소득 외에 더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근로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앞서 지적했듯이 대다수 일자리의 보수가 변변치는 않을 성싶다.

이 같은 결과는 소수의 억만장자 경영자와 소유주-투자자들에게도 유리하다. 그들이 생산하는 노동절약형 제품을 구입할 만한 소득을 올리는 고객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최저 기본소득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예술작업이나 취미활동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사회가 그런 예술적 또는 자발적 활동의 열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케인즈가 2028년까지 우리가 이룩하게 되리라고 예측한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일할 필요가 없는 기술적 풍요의 시대 말이다.

글=로버트 라이시 뉴스위크 기자
번역=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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