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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다”

팝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는 지난 8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2015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도중 돌출 행동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레드카펫에서는 은밀한 부위만 겨우 가린 파격적인 의상으로 등장했고, 무대 준비 과정을 공개하는 코너에선 가슴을 드러내는 방송 사고를 일으켜 ‘노출증’ 논란을 불렀다). 그러나 LGBT[성수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가리킨다] 옹호론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한 영국 잡지에 실릴 사이러스의 인터뷰다. 최근 공개된 엘르 영국판 10월호 표지 기사의 요약본에서 사이러스는 자신을 ‘범성애자(pansexual)’로 규정했다. 표지에는 그녀 이름과 ‘성정체성의 신개척지(Sexuality: The New Frontier)’라는 대담한 제목이 붙었다.

할리우드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범성애자’ 커밍아웃에 성적 취향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 제고에 도움된다는 의견도 있어

“나는 성정체성에서 매우 개방적이다. 난 범성애자다.” 사이러스는 남성/여성 이분법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인 ‘범성애자’를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 사귀는 사람은 없다. 난 22세이고 데이트도 하지만 내 스타일이 2주마다 바뀌듯이 상대도 자주 바뀐다.”

LGBT 사회의 옹호론자들은 사이러스의 ‘커밍아웃’을 환영하며 특히 미국 청소년에게 중요하고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성정체성을 이해하고 성 담론에 사용되는 변화하는 언어에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소재 양성애자 권익단체 바이넷 USA의 A J 워클리 이사는 “성정체성을 인식해가는 청소년에겐 동일시할 수 있는 역할모델이 많을수록 더 좋다”고 말했다. “사이러스를 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십대가 있다.”

디즈니 채널의 드라마 ‘한나 몬타나’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미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유명해진 사이러스는 가수로 데뷔한 뒤 수년 동안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3년 VMA 공연에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엉덩이를 격렬하게 흔드는 춤(트워킹, twerking)으로 악명을 떨쳤다. 또 지난 10년 동안 닉 조나스, 패트릭 슈워제네거(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아들), 리암 헴스워스 같은 연예인들과 데이트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사이러스의 파트너로 소문난 인물은 여성 모델 스텔라 맥스웰이다.

사이러스는 지난 6월 뉴욕의 패션 잡지 페이퍼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처음 밝혔다. “14세 때 엄마에게 남자아이를 좋아하는 것처럼 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별도 유동적이었다. 사이러스는 “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물 빼놓고는 뜻이 맞고 나이가 맞으면 모두와 사귈 수 있다.”

미국 밀레니엄 세대(18∼35세)의 7% 이상이 스스로 LGBT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동성애적인 세대’로 불린다. 그러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재 비영리단체 양성애조직프로젝트의 카밀 홀트하우스 대표는 LGBT라는 포괄적인 용어엔 세부적으로 다양한 성적 취향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범성애자’다.

그러나 ‘범성애자’라는 용어는 정의가 상당히 어렵다. 양성애자는 남성과 여성 둘 다에 끌리지만 범성애자는 누구에게나 성적으로 끌린다. 자신을 성별의 기준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포함된다는 뜻이다. ‘pansexual’이라는 용어의 접두사 ‘pan’은 그리스어로 ‘전부’를 의미한다.

홀트하우스 대표는 사이러스가 ‘범성애자’라는 표현을 선택한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그 용어의 보편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청소년이 그 용어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고, 성정체성이 너무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을 때 자신에게 맞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런 특별한 성적 취향을 가진 십대는 일반적인 LGBT 집단과 연결짓지 않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범성애자’라는 부분집합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홀트하우스 대표는 “그런 아이들이 자신과 성적 취향이 같은 사람을 찾는데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사이러스가 ‘범성애자’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그런 정체성이 존재하며 사용할 수 있고 정당하다는 인식을 높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이러스가 주류 스타라는 점에서 일반 미국인 사이에서 그녀의 성정체성과 관련된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도 있다. 보스턴 소재 양성애자자료센터의 공동대표 헤더 벤저민은 사이러스의 커밍아웃 직후 모든 연령층의 동료가 자신에게 와서 ‘범성애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만 해도 상당한 진전이다. 벤저민 대표는 “사이러스의 선언은 일반인이 LGBT 외에 다른 정체성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홀트하우스 대표는 사이러스가 아이돌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 청소년이 ‘범성애자’가 되려면 사이러스처럼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또 워싱턴 DC의 성정체성 교육 전문 비영리단체 애드버킷츠 포 유스의 LGBTQ 건강·권익 담당 조정관 웨슬리 토머스는 사이러스의 평판과 나이를 감안할 때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이러스는 청소년이 자신을 표현하는 좀 더 미묘한 방식을 창의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육체적인 이끌림만이 아니라 영성과 지성 같은 요인도 거기에 포함된다. 토머스 조정관은 “청소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안다”며 “그들은 그런 정체성을 표현하는 용어를 스스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 JULIA GLUM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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