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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제수과일의 변신…사과ㆍ배 '작게 더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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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농촌진흥청]


위 사진에 나온 과일 또는 채소는 무엇일까. ①앵두 ②체리(양앵두) ③사과 ④방울토마토. 참고로 왼쪽 아래에 있는 건 크기를 비교할 수 있게 둔 탁구공이다. 정답은 3번 사과다. 2013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내놓은 사과 품종 ‘데코벨’이다. 탁구공 만한 크기에 한 알 무게는 10g 정도다. 일반 사과의 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중량이다.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한 신품종이다.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의 변신이 한창이다. 방향은 ‘작게, 더 맛있게’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껍질째 먹을 수 있고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사과·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에 주로 팔리고 있는 사과(‘후지’ 품종 기준 개당 300~400g)보다 작은 크기에 당도는 뒤지지 않는 신품종을 개발해 과수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아리수’ ‘피크닉’ ‘루비-에스’ ‘썸머드림’ 등이다. 크기·맛·색상 모두 다양하다. 농촌진흥청은 배 보급 품종에도 같은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신고’ 품종 배는 개당 평균 750g에 지름은 12㎝ 이상이다. 3개만 사도 2㎏이 훌쩍 넘는다. 농촌진흥청은 크기와 무게는 절반으로 줄이고 당도는 유지한 ‘한아름’ ‘스위트스킨’ ‘조이스킨’ ‘스위트코스트’ ‘솔미’ ‘소원’ 등을 육성해 보급 중이다. 신고배와 달리 껍질째 먹어도 맛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이 사과와 배 보급 품종을 변화시키려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조상님 앞 제사상에 주로 올리는 과일이다보니 크기가 크고 색깔은 노랗고(배) 붉어야(사과) 했다. 과수농가에서도 큰 사과와 배 품종을 주로 키워 팔았다. 문제는 한국의 가구 구성이 빠르게 변하면서 시작됐다. 오랜 기간 제수용으로 선택될 만큼 국산 과일 선두 주자였던 사과·배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사다 옮기기에 무겁고 껍질을 칼로 벗겨 먹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부각되면서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사기도 먹기도 간편한 바나나·키위·방울토마토 같은 과일이 대신 인기를 끌었다. 사과와 배는 명절 선물용으로 한철 잘 팔려나갈 뿐 일반 가정에서 과거 만큼 많이 사먹지 않고 있다.

보통 농산물 생산량은 수요를 따라 움직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사과 생산량은 47만4712t이었다. 사과 인기가 최고조였던 1995년(71만5982t)과 비교해 33.7% 줄었다. 배의 인기도 최근 들어 많이 식었다. 2004~2009년 해마다 배 생산량은 40만t을 넘어섰는데 이후 꺾였다. 2013년 28만2212t, 2014년 30만2731t에 그쳤다. 농촌진흥청 배연구소의 신일섭 농업연구관은 “과일의 맛은 언제 수확하느냐가 크게 좌우하고 배도 마찬가지”라며 “배의 적정 수확기는 9월말인데 추석 명절 전에 맞춰 팔아야하니 과수농가에서 어쩔 수 없이 미리 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는 맛없는 과일’로 인식되는 바람에 소비가 줄고 있다”며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작은 품종을 개발·보급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권순일 농업연구관은 “방울토마토·미니 당근·미니 오이 같은 작은 채소 품종 보급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건 대부분 1년생 작물이다 보니 농가에서 빠르게 생산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와 배의 경우 보급하고 나무를 육성하는 데 최소 15~20년이 걸리는 만큼 아직까지 성과가 뚜렷하진 않다”면서 “10~20년을 내다보고 신품종 개발과 과수농가 보급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사진 설명>
왼쪽부터 작은 사과 품종인 아리수, 피크닉, 루비-에스, 썸머드림. 다음은 배 신품종인 한아름, 스위트스킨, 조이스킨, 스위트코스트, 솔미, 소원.  [사진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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