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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괴롭혀야 성공한다?

괴롭힘은 세계적으로 학교와 직장에서 큰 골칫거리다. 그러나 최근의 한 연구조사는 괴롭힘이 사회적 지위와 심지어 성적 매력까지 높여주는 진화상의 유전적 혜택이라고 주장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사이먼프레이저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이 연구는 지난 7월 초 ‘개인간 폭력 저널(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에 발표됐다. 괴롭힘이 유전적 특성이라는 요지다.

연구논문의 대표 작성자인 사이먼프레이저대학 범죄학과 제니퍼 웡 교수는 괴롭힘 가해자(이하 가해자)는 공격적인 행동을 도구로 삼아 사회적 사다리를 오를 수 있다고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에 말했다.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에선 가해자의 타고난 태도와 행동을 바꾸려 하기보다 그들이 그와 똑같은 사회적·심리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경쟁적인 배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영국의 전국아동학대방지협회(NSPCC)에 따르면 2013년 아동상담전화(ChildLine) 서비스에 괴롭힘을 신고한 아동이 4만5000명에 육박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괴롭힘 방지 봉사단체 ‘디치 더 라벨(Ditch the Label)’이 올해 영국 학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청소년 중 절반이 다른 사람을 괴롭힌 반면 괴롭힘을 당한 비율은 43%였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의 조사는 올베우스 괴롭힘/피해자(Olweus Bully/Victim) 설문지를 이용했다. 괴롭힘을 측정하는 표준 설문조사법이다. 13~16세의 중등학교 학생 135명을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중 한 그룹이 가해자 그룹이었다. 그 뒤 피험자들의 우울증, 자존감, 대인관계 불안, 그리고 학교 공동체 내에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 수준을 테스트했다.

가해자들은 전체 피험자 중 11% 정도를 차지했다.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이 현저히 높았을 뿐 아니라 우울증 정도가 다른 그룹보다 크게 낮았다. 그에 따라 연구팀은 괴롭힘이 정신적·사회적 혜택을 가져다 주는 진화상의 적응 과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실시한 2007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동이 가해자가 될 위험 중 유전적 요인이 61%를 차지할 뿐 아니라 괴롭힘 피해자가 될 위험 중에서도 73%나 됐다(일간지 가디언 보도).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진화심리학이론(EPT)에 힘을 더해줄지 모른다. EPT에선 괴롭힘 같은 특정한 특성이나 행동이 생존과 번식 확률을 높여주며 따라서 자연도태로 선택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EPT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괴롭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심리요법사이자 영국 괴롭힘 추방 운동 단체 키드세이프 대표인 피터 브래들리의 말이다. 괴롭힘 가해자는 대체로 어떻게든 남들에게 인정받으려 애쓰는 ‘외톨이’라고 그는 말한다. 괴롭힘 방지 단체들과 같은 입장이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의 조사도 같은 맥락이다. 가정에서 폭력에 노출됐던 아동이 안정적인 가정 출신 아동보다 소년기 때 괴롭힘에 가담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뉴스위크 CONOR GAFFEY NEWSWEEK 기자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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