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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농어촌 선거구 … 영호남 6~10곳 M&A 전망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본격적인 지역구 경계선 긋기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선거구 인구편차 기준(2대 1)을 맞추려면 대대적인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획정안 국회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까지는 앞으로 보름 남짓. 국회에선 정기국회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획정안에 쏠려 있다. 선거구가 어떻게 나뉘느냐에 따라 웃고 울어야 하는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앙SUNDAY는 획정위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통폐합 대상 선거구의 예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선거구 빅뱅 카운트다운] -상-통폐합 시나리오

 #“공주와 부여 사이는 차로 한 시간쯤 걸리는데 (집에서) 새벽 3시 반쯤 일어나 30분 샤워하고 4시에 출발한다. 부여 교회가 100곳 있는데 거의 매일 한 곳씩 찾아가 새벽기도에 가서 앉아 있는다. 목사도 나를 모르고 신도도 나를 모른다. 인사해 주지도 않고 예배가 끝나면 그냥 나온다.”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은 최근 들어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의 지역구인 부여를 자주 찾는다. 인구수 부족으로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와 인근 부여-청양이 한 지역구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통합되면 현역 여야 의원 지역구가 합쳐지는 유일한 곳이 된다”며 “부여-청양에선 우리 당 지지율이 10%에 불과한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획정위가 내년 총선의 지역구 수를 244∼249개 범위에서 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롭게 재편될 선거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획정위가 밝힌 대로 획정안이 현재 선거구(246개) 수준을 유지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영호남에 밀집해 있는 농어촌 지역이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 지역의 선거구 수가 적어도 14석 이상 늘어나는 만큼 의석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앙SUNDAY가 정치권·학계 등의 의견을 토대로 통폐합 예상 지역구 26곳 중 23곳(경계 조정으로 선거구 유지 가능한 3곳 제외)을 모의 시뮬레이션한 결과 최대 14곳이 통폐합되거나 인근 지역구로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호남 지역의 경우 통폐합 대상 선거구 중 최소 6석에서 최대 10석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 9.5배 면적에 의원 1명인 곳도권역별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경북 지역이다. 현재 인구 하한선 미달로 조정 대상인 경북 선거구는 5곳(그래픽 참조)이나 된다. 현재 15석보다 최소 2∼3석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들 5개 선거구는 경계가 서로 붙어 있어 통폐합 결과에 따라 현역 의원 간 대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영주와 문경-예천, 상주와 군위-의성-청송을 통합하는 방안이다. 여기에 영천은 인구 상한선을 넘은 경산-청도(최경환)에서 청도를 떼서 합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5개 선거구가 3개로 통폐합돼 총 2석이 줄게 된다. 영양-영덕-봉화-울진(강석호), 안동(김광림) 등 인근 지역구와 통합한 뒤 다시 경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3개를 줄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북엔 영주·영천·상주시 등 단일 선거구가 많아 어떻게든 통합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논의 중인 방안대로라면 3석 안팎의 의석이 줄어 지역 대표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개 지역구가 통폐합 위기에 놓인 전북도 셈법이 복잡하다. ‘고창-부안-정읍-순창’과 ‘남원-진안-무주-장수-임실’ 2개 구로 묶을 경우 전북 전체 의석은 11석에서 9석으로 2석이 줄어들게 된다. 대안으로 독립 선거구인 김제-완주(최규성)까지 포함해 5개 선거구를 통합한 뒤 경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4개 선거구를 만들어 1개만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병렬 우석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북의 경우 1~2개 지역구가 줄어들면서 5개 군이 하나의 지역구로 묶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 대표성이 약화되면서 도시와 지방 간의 정치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게 여러 시·군 지역을 하나의 지역구로 통합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행 공직선거법에 시·군 행정구역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지역구에 붙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와 같이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은 선거법상 예외조항(현행 4곳)을 둬 인근 구에서 일부 동 지역을 떼다 붙이는 방식으로 독립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가 적은 농어촌은 이런 예외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여러 개의 행정구역을 한데 묶은 매머드급 선거구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원도의 경우 서울시의 6.8배 면적을 가진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는 인근의 홍천군과 통합될 경우 서울의 9.5배, 강원도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한 명의 국회의원이 맡게 된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 측은 “철원에서 인제까지 거리가 190㎞에 달해 쉬지 않고 이동해도 3시간이나 걸린다”며 “선거구가 더 넓어지면 지역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과 박순자·이화수·홍장표 전의원, 안산시의원 일동이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안산 지역의 4개 선거구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일부 지역은 선거구 숫자 따라 기사회생 획정위가 전체 선거구 수를 몇 석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걸린 지역도 있다. 지역구가 현행 246석에서 최대 249석으로 늘어나게 되면 전체 인구를 지역구 수로 나눈 지역구 평균 인구가 20만9209명에서 20만6688명으로 내려간다. 이에 따라 지역구 통폐합의 기준이 되는 인구 하한선도 현재 13만9473명에서 13만7792명으로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통폐합 대상인 ▶장흥-강진-영암(황주홍) ▶부산 중-동(정의화) ▶산청-함양-거창(신성범) ▶속초-고성-양양(정문헌) 등 4개 지역구는 인구 하한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 독립 선거구로 기사회생하게 된다. 반대로 획정위가 지역구 수를 244~245석으로 현행 선거구 수보다 줄이면 김천(이철우)이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



 획정위는 244석에서 249석까지 여섯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다음달 2일 전체회의에서 지역구 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획정위원인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구 의석수를 늘리면 인구 상한선이 낮아져 도시의 분구 대상 지역구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전국적인 상황을 고려해 농어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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