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지놈 해독 시스템 개발한 일루미나 ‘가장 똑똑한 기업’

지난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발행하는 과학저널‘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가장 똑똑한 기업(Smartest Companies)’5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대를 연 테슬라모터스(2위), 무인자동차·구글글라스를 만든 구글(3위)을 제치고 1위에 선정된 곳은 다소 생소한 바이오 기업 일루미나였다. 바이오기술(BT)이 정보기술(IT)을 넘어 ‘현재진행형 혁신’을 주도한다는 방증이다. 오늘날 바이오는 살아 있는 동사다.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수요를 창출해 시장 판도를 뒤집는다.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바이오 산업이 ‘현대판 연금술’로 불리는 이유다. ?

1 주노세라퓨틱스는 암환자의 면역세포를 조작해 다시 주입하는 ‘CAR-T기술’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2 DNA를 정제해 일루미나 유전코드 판독칩에 올리면 쉽고 빠르게 유전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3 암젠은 인간 유전자 정보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4 환자 손가락에서 채취한 몇 방울의 혈액을 테라노스 진단키트에 올려놓으면 30여 개에 달하는 질환을 검사할 수 있다. 5 인천시 송도동 셀트리온 생산동에서 연구원들이 세포 배양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각사 홈페이지]



바이오 진단은 2003년, 인간 지놈(genome·유전체)이 해독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놈은 생명 정보가 담긴 암호다. 이 암호를 해독하면 신체 특성부터 미래에 걸릴 수 있는 질환, 약물 민감성 등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인종·성(性)·나이를 초월한 ‘기본 정보’라는 점에서 시장 잠재력도 무한하다.



급성장하는 바이오 시장을 잡아라

 문제는 32억 쌍에 달하는 이 암호를 해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03년 인간 지놈을 최초로 해독하는 데만 13년의 시간, 30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지놈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대규모 분석을 통해 인체 건강과 상호 연관성을 파악해야 하는데,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는 탓에 진전도 더뎠다.



 일루미나가 주목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5일당 18명, 1인당 1000달러(약 110만원)로 지놈을 해독할 수 있는 장비인 ‘하이세크 엑스 텐(HiSeq X 10)’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차세대 DNA 분석 시스템(NGS)’은 지놈을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나눈 뒤 각각의 DNA 정보를 조합해 암호를 해독한다. 이를 통해 유전정보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를 한층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모 침 검사로 신생아 유전질환 예측미국 바이오 기업 카운실은 신생아의 유전질환 검사에 예비부부의 침을 활용한다. 침을 담은 키트를 회사에 보내면 아이가 걸릴 수 있는 100여 가지 유전질환 정보를 파악해 알려준다. 피를 뽑지 않아도 되고 비용도 한 명당 600달러(약 7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2013년 미국에서 탄생한 약 400만 명의 신생아 중 4%(약 16만 명)가 이 테스트를 받았을 만큼 인기다.



 2003년 19세 나이로 바이오 기업 테라노스를 설립한 엘리자베스 홈스는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불린다.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육박한다. 기존의 10분의 1 정도 혈액으로 30여 가지의 질병 검사가 가능한 혈액검사 키트, 이 정보를 분석해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이 회사의 주요 기술이다.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 과정을 줄이고 병원 내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 향후 10년간 이를 통해 절감한 의료비는 약 2000억 달러(약 240조원)로 예측된다.



 



체내 면역세포 활용해 암 없애는 기술환자 맞춤형 치료는 바이오기술로 그리는 미래다. 이미 바이오 의약품은 바이러스 예방 백신, 당뇨병 관리에 쓰는 인슐린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새 시장을 창출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은 화이자·노바티스 등 합성 의약품 시장의 전통 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 기업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해 세계적인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설립 후 28년간 에이즈·간염 등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만 집중한 결과다. 최근 출시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 또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에 C형간염 치료법이던 병용요법 대신 약 하나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치료율은 90% 이상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540억 달러(약 180조원)로 삼성전자(1990억 달러·약 235조원)에 버금간다.



 바이오 기업 암젠은 빈혈 치료제 이포젠, 백혈구 생성 촉진제 뉴포젠 등으로 거대 제약사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유전자 분석 기업 디코드제넥틱스를 인수하면서 바이오 신약의 새로운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디코드제넥틱스는 아이슬란드 주민 146가족, 869명의 지놈을 분석해 낸 곳이다. 이 정보를 토대로 유전자 이상과 질병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면 맞춤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암젠은 알츠하이머·당뇨를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MIT가 선정한 ‘가장 똑똑한 기업’ 8위에 뽑힌 주노세라퓨틱스는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를 도와 암을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제다. 주노세라퓨틱스의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Therapy)’ 기술은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암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뒤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게 유전공학적으로 변형시켜 재주입하는 기술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장도 눈부시다. 보건의료 분석업체 팜스코어에 따르면 올 들어 제약·바이오기업의 시가총액이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표적인 곳이 바이오시밀러의 대표주자인 셀트리온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말한다. 기존의 약을 바탕으로 해 안전성이 높고 임상시험 과정을 줄여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제조 공정과 시설 구축 등 기술장벽이 높아 실질적인 성과 창출엔 어려움이 있었다. 셀트리온은 이런 문제를 탄탄한 기술로 극복하고 201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유럽의약품청의 시판 허가를 받아냈다. 지난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판매허가 승인도 따냈다.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반년 새 두 배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신경이 손상돼 통증과 저림 등의 이상 증상을 겪는다. 심하면 기능 장애로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다.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인 ‘HGF(간세포 성장인자)’를 체내에 삽입해 이로부터 생성된 단백질로 신경과 혈관을 재생하는 유전자 치료제(VM202)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연내 임상 3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순수 자력 기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제조 기술을 보유한 토종 바이오 기업이다. 흔히 보톡스로 알려져 있지만, 보톡스는 보톨리눔톡신을 약독화해 만든 주름 개선제 상품명이다. 보툴리눔톡신은 부패된 통조림에서 생기는 독 성분이다. 1g만으로도 100만 명을 죽일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 이 균주를 배양해 분말 형태로 정제·희석하는 과정은 ‘생화학 무기’를 만드는 것과 맞먹을 만큼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실제 보톨리눔톡신은 ‘생물무기금지협약’에 따른 수출 제한 품목이기도 하다.



?메디톡스는 세계 네 번째로 이를 독자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기존 제품보다 30% 싼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단숨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로 등극했다.



▶ 관계기사 2, 4~5p



 



 



박정렬·윤혜진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