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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 해상실크로드에 한·중 경협 부푼 꿈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수입 자동차 판매대리점이 입주한 ‘치처청’ 앞에 해외 브래드 표지판들이 경쟁하듯 내걸려 있다. 현대기아차를 현지 생산 및 수출하는 한국의 태극기를 비롯해 중국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10여개 국가들의 국기가 내걸려 있다. 칭다오=장세정 기자



한·중 양국 정부가 지난 6월1일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지 100일이 지났다. FTA가 공식 발효되려면 앞으로 양국 의회의 비준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FTA가 발효되면 양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12조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된다. 한·중 교역 규모는 올해 3000억 달러 돌파가 목표다. FTA가 발효되면 한국 제품은 85~90%까지 관세 없이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한·중 FTA 서명 100일 중국 산둥성을 가다

 

2 칭다오의 한 매장에 '한국식품을 사면 한 개를 무료로 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FTA 서명 100일을 계기로 지난 14~18일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산둥(山東)성의 지난(濟南)·칭다오(靑島)·옌타이(煙台)·웨이하이(威海) 등 4개 도시를 현장 취재했다. 산둥성은 면적이 15만6000㎢로 남한의 약 1.5배다. 인구는 9700만 명으로 남한의 2배에 육박한다. 산둥성의 지역총생산(GRDP)은 5조9426억 위안(약 1110조 원)으로 광둥(廣東)·장쑤(江蘇)에 이은 중국 3위다. 산둥성에는 가장 많은 470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교민도 약 9만 명이 산다.



 현지에서는 대체로 두 가지 다소 상반된 분위기가 동시에 감지됐다. 먼저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요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어두운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중 FTA 발효를 고대하며 새로운 경제 도약을 꿈꾸는 물밑 움직임도 분주했다.



 구조 조정기에 부패 사정 한파 겹쳐칭다오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민간 자금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을 동원해 전 국민의 주식 투자를 부추겨 주가가 폭등했다”며 “하지만 올 들어 실물경기 지표가 기대 이하로 나오면서 주가 폭락사태가 벌어져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산둥성의 중심도시인 지난의 한 언론인은 “현지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져 최근 지역 방송사의 광고 매출이 30~40% 급감한 곳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제조업 경기는 활기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옌타이에 진출한 대만 전자업체 푸스캉(富士康)의 경우 한 때 10만 명이던 근로자 수가 최근 5만 명으로 줄었다고 현지 관리가 전했다. 옌타이 시내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이 4000위안까지 크게 오르면서 인건비가 싼 곳으로 생산라인이 빠져나간 때문이다. 이병욱 태양금속공업 옌타이 법인 총경리는 “7~8월엔 현대차 중국법인의 내수 판매가 부진해 다들 고전했다”며 “9월 들어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옌타이의 30대 공무원은 “2005년에 ㎡당 3000위안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한 때 9000위안까지 올랐으나 최근엔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몇년 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경제 구조조정 와중에 2013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강력한 반부패 운동을 전개하면서 소비 심리는 더 위축됐다고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들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부패 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칭다오·웨이하이·옌타이 시내의 상가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3 한중 FTA 시대를 이끌 인재를 키우는 옌타이 한국학교 고1 여학생들이 중국 전통의상을 체험하고 있다.



경제통합 겨냥한 시스템 구축 한창산둥성 정부는 한국과 마주한 연해 지역에 옌타이-웨이하이-칭다오-르자오(日照)를 잇는 ‘중·한 산업 체인’을 구축하려고 한다. 궈수칭(郭??) 산둥성 성장이 이미 8월 말 한국을 방문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칭다오에는 지난달 28일 한국농수산식품물류센터가 문을 열었다. 칭다오의 서해안 신구(新區)에는 202㎢ 면적의 국제경제협력구가 조성 중인데 그 중에 20㎢는 ‘중·한 혁신 산업단지’로 배정했다. 현장에서 만난 류원(劉雯) 주임은 “비즈니스 금융, 무역 전시, 건강의료 등 현대적 서비스 산업과 생물제약, 해양신에너지와 신재료 등 첨단 제조업 영역에서 한국과 협력을 추진하는 교두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칭다오에 있는 산둥성 수출입 검험검역(檢驗檢疫)국 산하 식품농산품검측센터는 유제품과 식품 등 한국산 수입품의 신속한 통관을 위한 검사와 검역 시스템을 구축했다.



 웨이하이는 인천과 함께 ‘중·한 경제자유무역협력 지방경제 시범구’로 지정됐다. 왕즈궈(王治國) 웨이하이 시 선전부 부주임은 “중국이 10여 개 외국과 맺은 FTA 중에서 국가 대 국가가 아닌 지방 정부끼리 맺은 첫 지방 경제시범구”라고 강조했다. 웨이하이 시는 이미 국경을 뛰어넘는 ‘중·한 해운 전자상거래 수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22일부터 웨이하이와 인천 구간에는 요금이 항공보다 30% 저렴하면서 속도는 비슷한 중국 최초의 중·한 EMS 특급해운우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산둥성 정부의 쑨젠보(孫建波) 상무청 부청장은 “한국은 미국·유럽연합(EU)·중국과 모두 FTA를 체결한 국가”라며 “한·중 수교 당시 양국 경제 1.0 시대였고 지난해까지 2.0 시대였다면 올해부터 3.0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자본이 한국에 투자해 한국산(Made in Korea)으로 인정받아 관세 없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칭다오에 본사를 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Haier)의 경우 한국에 부품 제조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1 지난종합보세구의 국제상품전시교역센터에서 중국 여성들이 한국산 수입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에 새로운 활력 기대현지의 중국 및 한국 기업과 상공인들은 한·중 FTA가 발효되면 경제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에 본사를 둔 중국 패션 업체 한두이서(韓都衣舍)는 한류 스타 전지현과 박신혜를 모델로 기용해 고속성장을 노리고 있다. 과자·음료 등 한국식품을 수입하는 웨이하이 주르(九日)유한공사 직원들은 인터넷 주문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웨이하이 시내에 현지 시 정부가 투자해 지은 중국 최초의 한국식 테마 상업관광지인 한러팡(韓樂坊)의 한국상품교역센터에서 만난 한국 상품 수입상인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화장품이 FTA 발효 이후 더 많이 팔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4 옌타이 LG디스플레이 건물에 내걸린 ‘우리는 한가족(我們是一家人·One Family)’이란 구호.



옌타이에 설립된 대우조선해양유한공사 전경중 부총경리는 “지금은 한국에서 수입한 원료를 중국 노동력을 활용해 선박 블록을 생산한 뒤 다시 한국으로 수출해 조립한다”며 “FTA 발효로 중국의 규제가 완화돼 중국에서 완성 배를 건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옌타이 공장의 직원도 “FTA를 계기로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밍타오(于明濤) 웨이하이 시 상무국 부국장은 “1200년 전 신라 장보고(張保皐) 장군이 중·한 해상실크로드를 열었다”며 “FTA를 계기로 양국의 경제 교류 협력이 전방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칭다오·옌타이·웨이하이=장세정 기자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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