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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미·중 새 출발점” 오바마 “입장 차이 솔직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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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중 정상의 국빈 만찬 디저트. 중국 명절 음식인 월병도 제공된다. [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국제 질서를 주도하려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드러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공개적으로는 직접 부닥치는 모양새를 최소화했지만 물밑에선 남중국해 영유권과 사이버 해킹을 놓고 각자가 정해 놓은 규칙에 상대가 맞추도록 요구하는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광장)에서 공식 환영행사로 시 주석 내외를 맞았다.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도 함께했다. 국빈을 맞아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의장대 사열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 연설에서 “니하오”라며 중국어로 인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을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인권을 포함한 보편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며 신형대국 관계를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노타이 차림으로 이뤄진 비공식 만찬에서 시 주석은 “현 국제시스템을 개혁·개선하는 것이 ‘분가’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태평양은 충분히 넓어 양국의 발전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다른 어떤 세계 지도자들보다 시 주석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몰아줬지만 로맨스는 거의 사라졌다”며 백악관의 기류를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방미의 첫 도착지인 시애틀에서 한 강연에서 중국과 미국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강조하며 “해와 달은 빛이 다르다”는 중국 속담인 ‘일월부동광(日月不同光)’을 인용했다. 해와 달처럼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영역이 있는 만큼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을 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깔려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니얼 러셀 국무부 차관보 등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은 ‘책임 있는 중국의 부상’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이 강행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등은 주변국과 국제 규범을 무시한 채 미국의 구축한 기존 질서를 뒤흔들려는 시도라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중국을 사이버 해킹의 배후로 지목한 데 대해서도 시 주석은 “미국과 사이버 안보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중국은 해킹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해킹 문제에서 협력할 의향이 분명하지만 미국의 논리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속내로 해석된다.

 주요 2개국(G2)의 주도권 경쟁은 분명해졌지만 그렇다고 대결 일변도로만 향하지는 않는 게 과거 냉전과의 차이다. 이익이 겹치거나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대목에선 서로의 힘을 빌리고 있다.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화력 발전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호응해 25일 정상회담에서 자체 감축안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책 드라이브는 중국의 가세로 국내외에서 힘을 얻게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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