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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현역 의원 8~9명 동참, 내년 1월 신당 교섭단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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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의원은 혁신안에 대해 “당의 회생을 위한 혁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투쟁 일변도의 강경 이미지, 친노 계파가 우글거리는 이미지로는 절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상선 기자]


‘기구하다’는 표현이 이처럼 들어맞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1호 탈당 의원이 된 박주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3선·광주 동구) 얘기다. 그는 잘나가던 엘리트 검사 출신이다. 한때 검찰총장·법무장관 후보로까지 꼽혔다. 그러나 정치에 들어와 네 번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이 중 세 번은 무죄, 한 번은 벌금형(80만원)을 받아 의원 배지를 지켰다. 검찰과의 기구한 인연이다. 광주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그는 전남 보성 출신이다. 광주·전남에서 네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그중 세 번(16, 17, 19대)을 무소속 간판을 달고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천=당선’으로 통하는 호남에서의 무소속 도전은 화제를 뿌렸다.

 그가 또 한 번의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사퇴 요구가 좌절되자 신당 창당을 기치로 탈당을 강행한 것이다. 그는 “이대로 있으면 다 죽기 때문에 먼저 탈당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불임정당으로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면 여기서 배지 달고 고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당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실패하면 정치를 접을 것”이라며 결연한 각오를 보였다.

 ‘불사조 박주선’의 신당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인터뷰를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23일, 마침 TV에선 문 대표의 부산 출마,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의 공천혁신안이 발표되고 있었다. 박 의원은 “임종을 앞두고 헛소리하는 사람이 많이 있거든…. 자기 지역구에 출마 안 한다는 사람을 출마하라는 것이 혁신이요, 고것이? 당이야 죽어도 좋고 문재인 대표 기득권만 강화해서 대선 후보로 추대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반혁신안”이라고 비난했다.

 - 탈당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용기 있는 결단이다, 민심의 소재를 확실히 진단한 정치적 혜안이 있는 사람이라는 격려가 많이 온다.”

 - 탈당 동조 세력이 없는 이유는.

 “민심의 소리가 잘 안 들리면 보청기라도 껴야 하는데, 보기 싫은 건 안 봐버리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꼴이다. 정당은 민심이란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다. 민심은 풍랑을 일으켜 배는 침몰을 시작했는데 침몰하는 배 안에서 같이 뭉쳐야 산다는 얘기는 같이 뭉쳐서 운명을 같이하자는 것과 똑같은 거다. 한 사람이라도 탈출을 해서 이 배는 버리고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에 대한 도리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 추가 탈당 의원이 나올까.

 “‘먼저 가 계시면 따라가겠다’고 한 의원이 많다. 갈수록 새정치연합의 침몰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 텐데 그렇게 되면 동참 의원이 늘어나 내년 1월 교섭단체 이상의 신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 의원은 “정기국회가 끝난 후 연말까지는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의원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보도를 전제로 K·H·Y·C·J의원 등 8∼9명의 실명을 들었다.

 - 이전에도 신당 움직임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때는 민심이 신당을 만들라는 게 아니었지만 지금은 민심이 명령을 내리고 있다. 작년에 안철수 신당 만든다고 했을 땐 사람들이 만류했다. 그래도 뿌리는 민주당이니 그리 들어가야 한다고 만류했던 분들이 지금은 이 당으론 안 된다고 한다.”

 -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호소하는 내용은 뭔가.

 “그동안은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서러움과 억울함을 참고 섭섭한 것도 눈감아 왔는데 어차피 정권 창출이 안 되는 마당에 왜 그 사람들한테 끌려 다녀야 하느냐는 거다. 호남의 가치와 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떳떳한 정치를 해보라는 주문이 많다.”

 - 탈당을 결심한 계기는.

 “혁신위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 수없이 충언을 해왔는데 메아리 없는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버렸다. 9월 초, 혁신위가 더 이상 이 당을 부활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 대선 때 1470만 표를 얻었는데, 문 대표로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지난번처럼 좋은 여건에서 호남이 절대적 지지를 보냈는데도 낙선했다. 이젠 그런 기회가 다시 안 온다. 낙선의 원인이 뭔가. TV토론을 통해 자기 능력과 자질, 정치적 지혜가 탄로 나 버려 이 사람은 안 된다는 평가가 내려진 거 아닌가. 또 호남 사람 등용의 장애물이 ‘문재인 민정수석’이었다는 것을 정찬용 당시 인사수석을 비롯한 사람들이 얘기하고 다녔다. 호남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을 모르는,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 대선 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나.

 “세월호부터 성완종 리스트 정국에 이르기까지 야당이 지지율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전략 없는 구호성 정치투쟁으로 새누리당한테 오히려 반전의 기회를 주고 말았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한답시고 대통령 후보까지 한 사람이 광화문에 가서 같이 단식농성을 했다. 유가족의 안타까움과 쓰라림을, 우리가 동조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치인은 동조를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그분들이 요청하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과 지혜를 찾아야지 같이 단식하고 있으니…. 그게 후보로서의 함량 미달이고 자질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 경선을 통해 당 대표가 됐는데 사퇴하라는 건 지나친 것 아닌가.

 “대표에 출마했을 때부터 자기는 당 재정과 인사 권한은 관심 없고 대선후보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당이 곤두박질쳐 완전히 파멸돼버렸는데 거기서 대선후보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나. 격한 표현인지 몰라도 세월호는 침몰해 가는데 선장이 살겠다고 나왔던 것을 연상케 한다는 사람이 많다.”

 - 문 대표가 그 정도로 지지를 잃었다면 왜 재신임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4·29 재·보궐 선거 패배 후 재신임을 물으라고 하니까 그땐 자기는 책임 없다고 했다. 자기가 선정하는 시기와 방법으로 신임을 간주하는 절차로 셀프 재신임을 한 것이다. 범친노 세력에 의해 신임 아닌 신임을 받게 된 것 아니냐. 신임을 받았다면 당이 왜 이런 내우외환에 시달리겠나.”

 - 문 대표와 진지하게 논의해 본 적이 있나.

 “박광온 비서실장이 문 대표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해서 언제든지 좋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다. ‘너 하나 나가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댐은 한 마리 개미의 구멍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 ‘김대중’이란 거목이 사라진 후 호남 정치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가장 큰 원인이 열린우리당의 창당이다. 열린당이 창당하면서 대통령을 만들었던 민주당,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지세력들을 구태로 몰고 호남 정치인은 구태 정치인으로 폄하했다. 호남의 지지가 있는 정당은 전국정당화할 수 없다는 천박한 지역주의적 공세로 친노 위주의 프레임을 만들었고 그때부터 호남 정치가 소멸하기 시작했다. 호남 유권자들도 패배주의에 갇혀 우리 힘으로 우리 정치인 키워서 집권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영남 후보를 호남이 지지하면 호남의 가치를 실현할 정권이 들어서지 않겠느냐고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를 적극적으로 밀었다. 그런데 ‘영남 양자, 호남 양육 지지’로는 안 된다는 게 문재인 후보를 통해 드러났다. 요즘 호남에서는 양자보다는 친자, 우리가 한번 해보자, 포기와 패배에서 일어나야 된다는 자성의 여론이 굉장히 넓게 고조되고 있다. 우리 쪽 지도자를 몇 사람이라도 키워놔야 소위 말해서 흥정이라도 할 수 있고, 연합정부라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큰 변화다.”

 - ‘천정배 신당’ ‘박준영 신민당’ ‘김민석의 민주당’ 등 벌써 야권 신당이 난립하고 있다.

 “새로운 대안의 길을 마련하자고 나선 게 호남 사람일 뿐이지 호남 지역주의 정치를 하자는 건 아니다. 우리는 중도개혁·민생·실용의 가치를 추구하는데 천정배 의원·박준영 전 지사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더라. 경쟁적으로 신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다 어느 지점에선 합류해 새 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논의를 하고 있다.”

 - ‘박주선 신당’이 새정치연합의 대안 정당이 될 수 있을까.

 “중도개혁 민생 실용정당을 가치로 삼을 것이다. 구호는 만발하고 실행은 없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민생 문제를 단 하나라도 풀어주는 신문고 정당이라고 평가받도록 할 것이다.”

 - 내년 총선 때 신당의 이름으로 후보를 내나.

 “그걸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수도권에 신당 후보를 내면 야당은 다 죽는다고 만류하는 쪽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1000∼2000표로 당락이 좌우되는데 신당이 후보를 내면 야권이 다 진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가만있으면 다 죽는데 새로운 길을 모색도 안 해보고 그냥 죽을 순 없다.”

 - 만약 신당이 실패하면 어떡할 것인가.

 “내 개인의 정치적 욕망이나 야망에 대해선 관심 없다. 정권교체를 하고 한국의 정치질서를 새롭게 바꾸는 혁명을 하는 데 밀알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큰 목표다. 혁명은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인가.

 “건다. 안 되면 정치는 그만하는 거다.”

글=이정민 정치·국제 에디터 jmlee@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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