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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지구대 경찰은 나약한 인물로 나와…술취한 사람도 깔봐”

영화 ‘베테랑’은 경찰 내부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권력과 기득권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형사의 활약 때문이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찰 수뇌부와 함께 단체관람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아쉬운 경찰들도 있다. 지구대·파출소(이하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이다. 10여 명의 불법 자동차 판매조직원이 흉기를 갖고 덤벼드는 현장에 혈혈단신으로 뛰어드는 광역수사대와 달리 지구대 경찰들은 나약하고 서투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베테랑’에 등장한 지구대 순경은 범인을 잡으러 간다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아내에게 전화하는가 하면, 현장에 가기도 전에 시범 삼아 쏜 총구에서 실탄이 발사되자 총소리에 놀라 기절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할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A 경사는 “범죄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수습하는 게 지구대 경찰”이라며 “한국의 치안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것도 24시간 현장을 지키는 지구대의 역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베테랑’뿐 아니라 각종 형사물마다 광역수사대나 강력반 형사들만 용감하게 나오고 지구대 경찰들은 졸고 있거나 나약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주취자(술에 만취한 사람)도 형사들한테는 ‘형사님’이라고 부르면서 지구대 경찰들한테는 ‘야’라고 부르기 일쑤죠. 일선 지구대 경찰들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대의 업무 강도와 난도는 결코 낮지 않다고 경찰관들은 말한다. 광역수사대를 다룬 영화 ‘무방비도시’ 의 실제 모델인 홍창화 경위는 “오히려 내가 생각하기에 강력 분야보다 더 위험한 분야는 파출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취자들이 제일 무섭다. 강력 수사의 대상이 되는 범인들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고 있고, 대비를 하고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도가 낮은 편”이라고 했다. 또 각종 보직을 순환 근무하기 때문에 강력계 형사가 지구대로 이동하기도 하는 등 업무 능력에도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구대에 대한 인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에는 용인 동부경찰서 동백지구대에서 술에 취한 채 택시기사를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40대 남성이 지구대 안에서 경찰관 얼굴을 때려 코뼈가 골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는 주변 행인들에게 폭행을 휘두르던 10대가 지구대로 연행하려던 경찰관들을 발로 차고 침을 뱉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 앞에서는 겁을 먹거나 꼼짝 못하면서도 유독 지구대에서는 경찰에게 술주정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일들이 허다하다. 선진국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경찰들의 왜곡된 모습도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구대에서 경찰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각종 폭력사건은 매년 200여 건에 달한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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