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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의 칼럼 모음집, 위선의 세상 향한 통절한 고해

중앙일보가 교보문고와 함께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분야별 스테디셀러 20권을 뽑았습니다. 그중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분야별 추천서를 다시 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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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문학동네, 280쪽, 1만3500원


요즘의 출판 트렌드를 보면, 칼럼이나 기고문 모음집을 웬만해서는 출간하지 않는다. 인천지방법원 문유석 부장판사의 기고문을 모은 『개인주의자 선언』은 트렌드를 거슬렀다. 그만큼 ‘상품성’이 있다.

 어떤 상품성인가. 우선 저자는 위악자(僞惡者)다. 이 책은 또 대중을 행한 고해다. 위선과 거짓말이 넘쳐 흐르는 세상에서 위악과 고해는 항상 신선하다.

 위악을 벗겨내고 보면, 『개인주의자 선언』에는 모럴도 있다. 16~18세기에 인간과 삶을 탐구한 모럴리스트 문학의 향취가 느껴진다.

 저자는 회식 자리에서 술 잘 마시고 잘 어울리는 사람들하고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다. 사람의 내면은 미스터리다. 저자와 대척점에 있는 요령 좋은 사교형 인간이야말로 어쩌면 이 책과 은밀히 교감할 지도 모른다. 그들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회식이요 행사다”라는 문 판사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까.

 독자는 저자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좀 ‘얄미운’ 사람이기도 하다. 출제 경향을 파악해 ‘딱 필요한 만큼’만 얄팍하게 공부했다. 학력고사 인문계 공동 수석을 하고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다. 그는 우리가 은밀히 꿈꾸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인 것이다. “재수없는 캐릭터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묘사가 사실이라면, 세상에서 저자에게 맞는 직업은 사실상 판사 정도다. 바로 그 자리를 꿰찼으니 탄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소 가는 데 말 간다’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저자의 ‘라이벌’(?)은 ‘깊게’ 공부하는 스타일이었다. 저자와 더불어 학력고사 공동 수석이었던 그는 고시삼관왕에 이어 하버드 로스쿨에서 박사를 받고 서울대 교수가 됐다. 그 라이벌(말)은 진작에 ‘인생 수기 같은 책’도 냈다. ‘소’에 해당하는 저자 또한 하버드 로스쿨에서 일년간 공부했다. 이 책이 증언하듯이 언론이 사랑하는 ‘글발 좋은’ 법조인이다.

 저자는 ‘자기계발 신화에 중독된 사회’를 맹공한다. 하지만 『개인주의자 선언』은 자기계발서처럼 읽힌다. 뭔가 잡힐듯한 인생 방략을 제공한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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