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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생각의 탄생』『배려』…이참에 다시 한번 넘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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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프리랜서)]


중앙일보가 교보문고와 함께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분야별 스테디셀러 20권을 뽑았습니다. 그중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분야별 추천서를 다시 추렸습니다.

추석 연휴 읽기 좋은 스테디셀러


소설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야수로 돌변하는 인간 본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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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상영됐지만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꾸준히 읽히는 이유가 영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포르투갈의 노벨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1922∼2010)의 대표작 격인 소설은 앞 못 보는 실명 현상이 전 지구를 휩쓰는 끔찍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역사와 상상력, 현실과 가상을 버무려 ‘지금, 여기’를 날카롭게 비판한 사라마구 특유의 마술적 리얼리즘이다. 멀쩡하게 자가용 차량으로 퇴근하던 30대 가장이 갑자기 우윳빛 바다에 빠진 듯 시력을 상실하는 최초의 발병 사건은 곧 공동체 전체가 게토화돼 생존이 지상목표인 아수라장 상황으로 확산된다.

사라마구의 관심사는 강렬한 이야기 직조가 아니다. 손쉽게 야수로 돌변하곤 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런 점에서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육체적 실명뿐 아니라 이성의 빛을 상실하는 정신적 실명까지 건드린다.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 ‘풍유(諷諭)’다.

독일 여성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추리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비슷한 독법으로 읽을 수 있다. 장르소설의 외피 아래 인간 내면의 추악한 본성을 드러낸다.

신준봉 기자


시·에세이
죽는 날까지 배우는 인생
‘고통 속의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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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흔히 학교에 비유한다. 죽는 날까지 배움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각자의 성적표는 배우려는 의지나 역량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빠짐 없이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학교는 공평하다. 산문집 『인생 수업』은 어차피 다닐 학교라면 잘 다니자, 죽음을 염두에 두면 더 온전하고 즐겁게 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의 공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1926∼2004)는 생전 ‘죽음의 여의사’로 통했다.

나치의 유대인 캠프를 목격한 후 정신의학을 공부하고 나서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호스피스 운동을 전개했다. 풍부한 임상 체험을 바탕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야 보다 선명하게 삶의 본질에 접근했던 사람들의 사례를 설득력 있게 전한다. 핵심은 사회적 역할에 가려진 자신의 실체, 본성을 바로 보자는 것. 명상 서적 전문가인 류시화씨가 번역해 가슴을 건드리는 구절이 많다. 본성을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과도 통한다.

암으로 세상을 뜬 장영희(1952∼2009) 전 서강대 교수의 산문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역시 ‘고통 속의 희망’을 얘기한다.

신준봉 기자


인문·역사
상처 이겨내는 힘 기르려면 화가 날수록 솔직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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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먼저 잘 관찰해야 한다. 관찰한 것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자기만의 관점으로 변형해낼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의 탄생』의 저자인 로버트· 미셸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창조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까지 창조적인 인간들이 사용했던 열세 가지 발상법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생각’이라는 도구를 통해 거장들의 인생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의 저자인 독일 심리학자 배르벨 바르데츠키가 심리적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통하는 데가 있다. 그에 따르면 상처 입는 걸 피할 수는 없다. 대신 상처를 이겨내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상처받았다는 사실부터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풍부한 심리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눈에서 나를 찾지 마라’ ‘화가 날수록 솔직해져라’ ‘관계를 끊지 말고 거리를 두라’ 등 실용적 조언을 들려준다. 명절에 가족과 주고 받는 상처를 예방·치유하는 데도 솔깃한 조언이다.

이후남 기자


정치·사회
대접받으려면 남을 대접하라
인권 감수성의 중요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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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를 쓴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고 교정작업 중에 아내의 질문을 받는다. “당신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인권은 도대체 뭐야?” 답은 명쾌하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거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은 “왜 남아도는 식량을 아프리카나 브라질의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지 않지요?”란 아들의 물음에 탄식한다. “세계시장만이 힘을 가지고 있지. 그리고 그 시장은 아주 잔인하단다.”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야말로 인권 감수성의 중요한 출발이 된다는 김 교수의 말이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는 지글러 위원의 한마디는 이 두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불편해도…』는 영화를 소재로 인권을 이야기하고, 『왜…』는 아들과 묻고 답하는 과정 중에 세계 기아의 진실을 밝힌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에 눈 돌리게 하는 정직한 두 저자의 대화체 필법은 학자이면서 활동가인 이력에 힘입어 진한 설득력을 얻는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과학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술술 읽히는 우주와 다윈·호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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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550쪽이 넘는 분량에 2만3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국내에서 10만 권이 넘게 팔렸다. 저자의 서문에 인기의 비결이 있다. “과학의 신비로움과 성과에 대해 너무 기술적이거나 어렵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피상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쓸 수는 없는 것일까 확인해보고 싶었다.” 시도는 성공했다.

 책에는 은하계와 태양계 등 우주공간에서 양성자, 세포 등의 미시세계까지, 인류 문명의 토대가 되는 지구와 인간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 다윈·뉴턴·아인슈타인·호킹 등 과학사를 수놓은 학자들의 핵심이론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다. 과학의 세계에 흥미는 있으나 무얼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보라.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역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출생·노화·호르몬까지 꼭 알아야 할 생물학 상식을 신화와 접목했다. 죽음의 잠에 빠져든 프시케에게서 호르몬 멜라토닌을, 히아킨토스를 사랑한 아폴론에게서 동성애 문제를 끌어내는 저자의 입담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이영희 기자


자기계발·경제·경영
우리의 행동 중 40%가 습관, 그걸 바꾸면 내 삶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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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늘 ‘습관’이 문제다. 뉴욕타임스 기자 찰스 두히그가 쓴 『습관의 힘』에 따르면 하루 24시간 우리가 하는 행동 중 40%는 의도적 결정이 아닌 습관에 의해 이뤄진다. 그러니 변하고 싶으면 믿어야 한다. 습관을 바꾸면 내 삶이 바뀔 수 있다.

 확신이 생겼다면 시작하자. 매일 오후 3시에 쿠키를 먹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 저자는 4단계를 제시한다. 먼저 쿠키를 먹는다는 ‘반복행동’을 발견하라. 둘째, 쿠키 대신 산책을 하거나 쿠키 대신 도넛을 먹는 등 다양한 ‘보상행동’으로 내가 진짜 원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실험해본다. 셋째, 지루해서 쿠키를 먹는지, 배가 고파서인지 행동을 이끄는 ‘신호’를 찾아내라. 그리고 ‘오후 3시에는 쿠키 대신 10분 간 동료들과 잡담을 하겠다’ 등 새로운 계획을 세워라. 책을 읽고 나면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다.

 『배려』는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읽으면 더 할 나위 없을 우화다. 출세를 거듭하던 주인공이 회사에서 대기 발령을 받고 아내에게는 이혼을 요구당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 마음이 충만한 삶을 위해서는 경쟁 대신 배려하라고 따뜻하게 제안한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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