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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게임이론으로 풀어본 경제정책…대우사태·대기업 빅딜 등 해부

중앙일보가 교보문고와 함께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분야별 스테디셀러 20권을 뽑았습니다. 그중 본지 문화부 기자들이 분야별 추천서를 다시 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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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게임이다

추석 연휴 읽기 좋은 스테디셀러

조원동 지음
한국경제신문, 283쪽, 1만6000원


“정책은 종합예술이야.”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어느 인사는 국·과장 시절 이런 말을 되뇌곤 했다. 정책당국자의 자부심 혹은 자만심이 묻어나는 말이면서 ‘정답’대로만 할 수 없는 공무원의 현실적인 고뇌를 에둘러 표현했다고 당시엔 생각했다. 어찌 보면 정책에서 중요한 건 무엇(what)보다 어떻게(how) 정책 목표를 달성하느냐다. 선의로 충만한 정책이 현실에서 왜곡되고 좌절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박근혜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중앙대 석좌교수가 게임이론과 경제정책을 차분하게 접목해 ‘어떻게’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게임이론을 통해 외환위기 전후의 정책 사례를 분석했다. 저자는 김대중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행정관으로, 또 재정경제부 정책조정심의관으로 구조조정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래서 공적자금 투입, 빅딜, 대우사태 등 당시 현안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흥미롭게 따라가게 된다. 이를테면 대우사태는 김우중 회장의 ‘허세부리기 전략’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출간된 자서전에서 대우그룹이 경제관료에 밉보여 기획해체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저자는 대우그룹 경영상황이 김 전 회장만이 알고 있는 비대칭정보였고, 김 전 회장이 이를 솔직히 밝히면 경영권을 전부 뺐기는 상황에서 나온 김 전 회장의 무리수라고 봤다. 김 전 회장이 끝까지 강수를 두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대기업간 빅딜을 분석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낙제점을 받고 있는 당시의 빅딜에 대해 저자는 정치비용을 치르기는 했지만 적어도 과잉시설 정리에는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정책이 법과 원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간의 피 말리는 게임의 소산이라는 점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나는 항상 옳다’고 믿는 ‘정책 탈레반’ 같은 당국자들이 혹시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는 이 책이 ‘경제에세이’라고 서문에서 밝혔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에세이’ 부분도 있지만 정리가 잘 된 교과서 같은 느낌도 난다. 사례가 풍부해 게임이론이나 정책학 참고서로 읽어도 좋겠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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