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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배임·횡령 이석채 1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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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벤처업체에 투자했다가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회사 돈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채(70) 전 KT 회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유남근)는 24일 이 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KT가 벤처업체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배임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용도를 위해 조성하거나 사용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일영(59)·서유열(59) 전 KT 사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벤처 투자 절차에 따라 결정”

검찰은 지난해 4월 “KT가 2011년 8월~2012년 6월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오아이씨 등 3개 벤처업체 주식을 의도적으로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총 103억50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이 전 회장 등을 기소했다. 이 전 회장의 7촌 조카, 지인 등이 운영하는 이들 업체를 KT가 부당하게 도와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년5개월여간 재판 끝에 이날 “당시 KT의 투자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었다”고 판단했다.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이 전 회장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경우까지 배임 혐의로 형사 책임을 물을 경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전 회장이 2009∼2013년 회사 임원들의 현금성 수당 27억5000만원 중 11억7000만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는 이 전 회장 취임 전부터도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고 사용처도 회사 경영상 필요한 경조사비, 직원 격려비용, 거래처 유지 등이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선고 직후 “당연한 판결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2013년 10월 KT 본사 등 16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한 이 전 회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회장은 임기가 2년여 남은 그해 11월 사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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