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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국민거포' 박병호와 '마산 로보캅' 테임즈

201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동갑내기 4번타자 박병호와 테임즈의 대결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둘은 올 시즌 타격 주요 부문을 양분하고 있다. 박병호는 23일 현재 홈런(50개)·타점(140개)에서 1위다. 테임즈는 타율(0.379)·출루율(0.498)·장타율(0.782)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득점은 박병호와 테임즈가 공동 1위(124개)다.

진기록 달성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박병호는 지난 21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50호 홈런을 쳤다. 지난 시즌 52홈런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프로야구 역사상 2년 연속 50홈런은 박병호가 처음이다. 또 한 시즌에 50홈런을 기록한 건 심정수(당시 현대)·이승엽(삼성)과 박병호등 세 명 뿐이다. 심정수는 지난 2003년 53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50홈런 이상 기록을 두 차례나 세웠지만 연속으로 달성한 건 아니다. 1999년 54홈런을 쳤고, 4년 후인 2003년엔 56홈런을 쏘아올렸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야구에서 가장 빛나는 기록은 홈런이다. 2년 연속 50개의 홈런을 때린 건 미국·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 수준을 떠나서 기적같은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박병호는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5타점을 추가하면 2003년 이승엽이 세웠던 144타점을 넘을 수 있다.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타점왕도 사실상 확정했다. 삼성 나바로(45홈런-130타점)와 테임즈(43홈런-125타점)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만수(83~85년·삼성)·장종훈(90~92년·빙그레)·이승엽(2001~03년) 등 과거의 쟁쟁한 거포들은 3년 연속 홈런 타이틀 수상에 그쳤다. 박병호는 장종훈(90~92년)이 갖고 있는 3년 연속 타점 1위 기록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가 타점왕을 차지하게 되면 처음으로 4년 연속 타점 1위를 기록한 선수가 된다.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넘긴 타자도 그가 처음이다.

한국 무대 2년차인 테임즈의 기록도 박병호에 밀리지 않는다. 테임즈는 올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1·2·3루타와 홈런을 기록)를 달성했다. 앞서 양준혁(당시 삼성)이 96년과 2003년에 한 번씩 달성한 적 있지만 단일 시즌 2회 달성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테임즈는 달리기도 잘 한다. 테임즈는 37개의 도루를 기록해 박병호(10개)를 크게 앞질렀다. 그는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이후 15년 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역대 8번째다. 여세를 몰아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고 있다. 40홈런-40도루는 한국과 일본 야구에서 나온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호세 칸세코(1988년·42홈런-40도루), 배리 본즈(1996년·42홈런-40도루),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42홈런-46도루), 알폰소 소리아노(2006년·46홈런-41도루)가 한 차례씩 기록한 게 전부다. 43홈런을 기록 중인 테임즈는 남은 10경기에서 3개의 도루만 추가하면 40-40 고지에 오르게 된다. 테임즈는 "끝까지 해 보겠다. 한국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라 더욱 도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테임즈는 한 시즌 장타율 최고 기록(82년 백인천·0.740) 경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출루율도 1위다. 안경현 해설위원은 "테임즈는 수비도 잘 하고 장타력도 좋다. NC가 2위에 오르는 데는 테임즈의 공이 컸다"며 "무엇보다도 4번타자가 40개 가까운 도루를 한다는 게 놀랍다. 40홈런-40도루 기록을 세우지 못한다고 해도 4번타자 역할을 200% 수행했다"고 칭찬했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박병호는 지난해 52홈런을 치고도 서건창(넥센)의 최다안타 기록(201안타)에 밀려 MVP가 되지 못했다.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친 선수가 MVP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고 말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테임즈가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다고 해도 박병호의 2년 연속 50홈런과 4년 연속 홈런·타점왕 기록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만약 박병호가 홈런과 타점 중 하나라도 1위를 놓친다면 테임즈에게도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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